[오늘의 설교] 성취를 그치고 진정한 복을 누리라

입력 2025-04-03 03:07

미국의 영성 신학자 마르바 던은 저서 ‘안식’에서 세상 문화의 가장 추한 모습이 사람의 생산성과 성취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우리는 연봉 학벌 사회적 지위와 같은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며, 심지어 강남 대치동 학원에서는 4세 고시반까지 등장해 아이들마저 끝없는 경쟁으로 내몹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사람들은 열등감과 무가치함에 시달리며 멈출 수 없는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런 상황 속에서 “쉬라” 명령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생산성과 성취로 평가하지 않으십니다. 주일 지킴은 ‘성취를 그치는 자유를 누리는 복’입니다. 바벨론 창조 서사인 ‘에누마 엘리쉬’에서는 인간이 신들의 노동을 대신하기 위한 존재로 창조됐다고 말하지만, 성경은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이자 자녀로 창조됐다고 말씀합니다. 만약 하나님의 평가 기준이 생산성과 성취였다면 어린아이처럼 성취가 없는 존재는 사랑받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성취가 아닌 사랑으로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선택하신 이유는 그들의 위대함이나 생산성 때문이 아니라고 하십니다.(신 7:6~8) 오히려 이스라엘은 모든 민족 중 가장 작았지만 하나님의 사랑으로 택함을 받았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세상의 기준처럼 강함과 성취를 기준으로 선택하셨다면 이집트나 바벨론을 택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보잘것없는 자들을 택하시고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그러므로 주일을 지킨다는 것은 생산성과 성취를 그치는 자유를 누리는 복입니다.

주일 예배를 드리는 행위는 우리가 엿새 동안의 성취와 생산성으로 평가되지 않음을 증거하는 믿음의 행동입니다. 사회적 지위와 연봉, 직위와 상관없이 모두 하나님의 자녀로 함께 예배하며 교제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성취와 생산성이 사라질 때 사랑받지 못할까 두려워하는 인간의 실존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는 더 이상 가족을 부양할 수 없게 되자 쓸모없는 존재로 버려지고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쓸모없어질까 봐 아등바등 성취를 이루려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벌레가 되어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장애가 생겨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더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십니다. 이사야 43장 1~4절에서 하나님은 “너는 내 것이라 내 눈에 보배롭고 존귀하다” 말씀하시며 우리 존재 자체를 존귀하게 여기신다고 말하십니다. 그러므로 주일을 지킨다는 것은 세상의 성취와 생산성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누리는 복입니다.

세상은 성취하지 못한 사람을 쓸모없다고 평가할지 몰라도 하나님은 끝까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무조건적인 사랑의 복을 마음껏 누리는 주일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 또한 주님의 사랑을 닮아 우리도 서로를 조건 없이 사랑하는 축복을 나누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일을 지킴으로 성취를 그치고 하나님이 주시는 진정한 복, 세상의 평가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는 복, 세상의 조건적 사랑에서 벗어나 무조건적인 사랑을 얻는 복을 누리고 나누어 주는 축복의 삶을 살아가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고동훈 서울 성문교회 목사

◇서울 성문교회는 주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세우는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길 원합니다. 온 가족이 하나님 안에서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며 성경적 가정 공동체로 명문 가문을 세우는 데 힘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