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전북특별도지사가 7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가 있는 스위스 로잔으로 향한다. 이번 출장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등도 함께 한다. 김 지사 일행은 8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2036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선 대한민국과 전북, 전주를 소개하고 향후 운영 전략 등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이는 세계를 향한 전북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첫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유치 도시 선정 과정에서 기적을 이룬 전북이 또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의 특장점 강조
‘K-컬처의 본산’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국제스포츠대회 개최 역량.’
김 지사 일행은 이번 바흐 위원장과 면담에서 이같은 전북의 특장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전북의 전략인 ‘성평등’과 ‘탄소중립’ ‘핵심인프라 구축’ ‘지속가능성’ 등도 강조할 계획이다.
이를 계기로 전북도는 본격적으로 IOC 미래유치위원회와의 교류를 진행키로 했다. 먼저 ‘우선협상도시’ 선정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에 뽑혀야 ‘집중 대화 단계’로 넘어가 직접적인 국제 홍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은 홍보활동이 제한되는 ‘지속 대화 단계’라고 보고 있다.
차분하지만 발 빠르게 준비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북도는 앞으로 1~2년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차분하지만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후발주자인데다 쟁쟁한 나라들이 많아 치열한 경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경쟁 국가는 6개국 정도다. 이 가운데 아마다바드(인도)를 비롯해 누산타라(인도네시아), 도하(카타르), 카이로(이집트) 등이 치열하게 겨뤄야 할 주요 도시다. 전북도는 첫 여성 IOC 위원장이 되는 커스티 코번트리가 추구하는 올림픽 철학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지방도시 연대, 친환경 올림픽, 문화올림픽 등 기존 3대 전략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국제무대에 맞춰나갈 예정이다. 현재 슬로건 ‘Go Beyond, Create Harmony’(모두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조화)는 일단 유지한다.
서울 포함, 국내 연대에도 전력
전북도는 정부, 국가올림픽위원회, 지방도시와의 연대에도 힘을 모으고 있다. 하나된 목소리가 IOC에 신뢰를 전달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와는 이미 3·3·3 실무협의체를 구성했다. 도시 연대에는 함께 경쟁했던 서울도 포함될 전망이다. 전북도는 지난달 27일 서울시와 만나 의견을 나눈데 이어 조만간 시설 공유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전북도는 연대 도시 시 도지사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가가 함께하는 올림픽 유치전을 만들 예정이다. 유치전의 선봉은 전북특별자치도올림픽유치추진단이다. 추진단은 국내 심의절차 대응, 올림픽 유치 홍보와 붐업 조성, IOC 등 국제단계의 유치 절차에 주력하고 있다.
조영식 유치추진단장은 “국내에서는 올림픽 유치 붐 조성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고, 국제적으로는 전북과 전주, 대한민국이 가진 관광·스포츠·문화 강점을 내세워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김관영 전북지사
“IOC ‘전주 코리아!’ 발표되는 날까지 다시 뛰겠습니다”
“IOC ‘전주 코리아!’ 발표되는 날까지 다시 뛰겠습니다”
“‘2036 하계올림픽 개최지, 전주 코리아!’ 이 말이 들릴 때까지 뜨거운 마음으로 다시 전력을 다해 뛰겠습니다.”
김관영(사진)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제무대에서도 반드시 전북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서울과의 경쟁에서 ‘기적’을 이룬 이후 도민들로부터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다며 그 말이 지금도 가슴을 울린다고 회고했다. “당시 ‘역전승’을 자신했지만 사실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죠. 전략이 명확했고 대의도 분명했습니다.”
김 지사는 “대한체육회 대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직접 만나 진심을 전했다”며 “최종 발표 자리에서 연대 도시 단체장들의 동영상이 상영되자 대의원들이 박수를 쳤다. 그때 ‘이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북을 중심으로 지방도시 분산 개최 모델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강조하는 ‘다 함께’라는 정신과 가장 잘 맞는다고 강조했다. 또 친환경과 K-컬처에 전북의 전통문화를 더해 독창적인 콘텐츠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김 지사는 8일 스위스에서 바흐 IOC 위원장과의 면담에 기대가 크다고 했다. 그는 “오는 6월 코번트리 체제로 바뀌겠지만 바흐의 영향력은 여전하다는 게 중론”이라며 “국제 스포츠계의 흐름을 읽고, 그 중심에서 유치 전략을 조율할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바흐 위원장이 2017년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직접 방문한 인연도 소개했다.
“경제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지방 연대 도시들의 참여 폭을 더욱 넓히겠습니다. 또 대한체육회,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최적의 전략을 만들겠습니다.”
“2036년은 손기정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베를린을 달린 지 100년이 되는 해”라고 언급한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대가 될 올림픽 유치에 모두가 함께해 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