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나침반이 된 성경말씀] 선한 소원을 주시고 그걸 이루시는 하나님

입력 2025-04-12 03:02
“너희 속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이루실 줄을 우리가 확신하노라”(빌 1:6)


우리 가문 전체에서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었다. 예배드리고 가면 아버지가 “예수쟁이는 집에 들어오면 안 된다”면서 문을 잠그셨다. 교회로 돌아가 숱한 밤을 새우며 찬양을 하는데 설명할 수 없는 은혜를 누렸다. 그러면서 주님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이 생기고 CCM가수가 될까 생각하다가 포기했다.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외모가 안 된다. 측은해 보이는 비주얼 덕분에 내가 노래하면 사람들이 돈을 준다. 또 하나는 노래가 안 된다. 박자를 잘 맞추지 못했다.

청소년 사역을 하던 시절, 신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다. 선배들이 주로 예장 고신 또는 합신의 신학교로 가셔서 나도 따라가야 하나 싶었는데 기도 중에 문득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듯했다. ‘아무도 모르는 데 가라.’ 떠오르는 곳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이었는데 당시 경쟁률이 5대 1이 넘었다. 시험을 치는데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이 있었다. 신학교는 은혜로 간다는 말을 절감했다.

신학을 하면서 담임 목회가 아닌 여러 교회를 섬길 기회를 얻었다. 그 기회를 따라 35년간 어린이 청소년 청년 선교단체에서 행복하고 즐겁게 사역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해서였을까. 폐가 망가져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모든 사역을 내려놓고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에 안식년 중에 보았던 농어촌, 도시 작은 교회의 가슴 아픈 상황을 하나님께서 품게 하시고 이분들을 섬기라는 뜻을 주셨다. 이 계기로 에클레시아 지원연구소가 시작되었다.

지난해 시골에서 40년째 사역하시는 한 목사님의 교회를 방문했다. 정말 더운 여름날이었다. “목사님, 교회에 에어컨은 잘 나옵니까” 여쭈니 “에어컨이 없다”고 하셨다. 40년간 에어컨 없이 사역하신 것이다. 연구소의 재정과 한 집사님의 헌신으로 에어컨을 설치해드렸다. 교회 외부 화장실에 갔는데 한쪽 벽이 없고 물도 안 나오고 거의 쓰러져가는 상황이었다.

겨울에는 어떻게 사용하실까. 눈물이 났다. 하나님께서 ‘네가 고쳐드려라’라고 명령하시는 듯했다. 그러자면 큰 재정을 들여 신축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 돈은요’라고 여쭸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났을 때 작은 기적이 일어났다.

유튜브 시골의사TV의 황 원장님과 목회자 자녀 교육비 지원 사역을 하면서 연구소가 많이 알려지고, 연구소 기존후원과 함께 2500만원이 들어왔다. 하나님이 주신 명령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바로 견적을 내고 화장실공사가 곧 시작됐다. 하나님은 늘 선한 소원을 주시고 평생에 걸쳐 그 소원을 신실하게 이루셨다. 앞으로의 사역과 삶에서도 여전히 일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찬양한다.

<약력> △에클레시아 지원연구소 소장 △전 한국누가회(CMF) 부산경남 대표간사 △저서 ‘설교가 맛있다’ ‘감동적인 수련회로 업그레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