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없는 ‘중고차 전쟁’ 서막… 현대차·기아에 BYD도 가세

입력 2025-04-01 00:51 수정 2025-04-01 00:51
사진=연합뉴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5월에 해제된다. 현대자동차·기아가 본격적으로 시장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계열 렌터카 업체와 중국 BYD(비야디)까지 가세하며 중고차 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대기업 인증 중고차 사업을 승인하면서 규정한 시장점유율의 해제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2023년 현대차·기아의 인증 중고차 사업을 승인하면서 시장점유율을 현대차 4.2%, 기아 2.9%로 제한했었다. 영세사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본격 경쟁이 가능해지는 때를 앞두고 중고차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 ‘오토벨’의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쏘카’와 손을 잡는다. 쏘카의 차량 이동을 담당하는 탁송 플랫폼 ‘핸들러’를 이용해 지방 소도시나 도서산간 지역까지 차량 매입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최근 정관의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업계에서는 기아가 중고차 매매단지 등 관련 시설 조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지금까지 기아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온라인 판매 위주로 진행했다.

국내 렌터카업체들도 중고차 사업에 소매를 걷었다. 롯데렌탈은 조만간 중고차의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를 위한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엔 중고차 장기렌터카 플랫폼 ‘마이카 세이브’에 중고차 매매 사업을 추가했다. SK렌터카는 2023년 말 경기도 화성에 인증 중고차 센터를 연 데 이어 조만간 충남 천안에 중고차 경매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중국 전기차업체 BYD도 국내 중고차 시장에 참전했다. BYD는 최근 중고차 수입·유통·판매를 하는 법인 BYD코리아오토를 설립했다. BYD코리아는 신차 판매를, BYD코리아오토는 중고차 판매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BYD코리아오토는 중국의 중고차를 한국에 들여와 유통시킬 계획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YD가 지난 1월 한국에서 출시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는 3000만원 초반대 가격이 최대 경쟁력이다. 중국 중고차를 들여오면 이보다 더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다. 최근 중국에선 중고차 매물이 넘쳐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침체로 인해 신차 시장이 쪼그라들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기업들을 중고차 사업으로 이끄는 요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고 승용차 등록 대수는 196만9682대로 신차(143만9310대)보다 50만대 이상 많이 거래됐다. 경기불황으로 신차 승용차 시장이 전년 대비 4.5% 줄어든 상황에서 중고차는 오히려 1.0% 늘었다. 엔카닷컴이 지난 2월 소비자 22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올해 자동차를 구매한다면 신차 대신 중고차를 살 것’이란 답변이 응답자의 71.7%에 달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