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전 국민의힘 의원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A씨가 사건 당일 상황을 담은 동영상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감정 결과지를 경찰에 냈다.
A씨 법률 대리인은 31일 “성범죄가 발생한 호텔 방의 모습과 장 전 의원이 2차 추행을 시도한 상황이 담긴 동영상을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체 부위와 속옷 등에서 남성유전자형이 검출된 국과수 감정서도 증거로 제출했다”며 “장 전 의원은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했다.
A씨 측에 따르면 사건은 2015년 11월 18일 자정부터 다음 날 오전 8시 서울 한 호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장 전 의원은 부산디지털대 부총장이었다. 비서로 일했던 A씨는 일행들과 3차례 자리를 옮겨가며 술을 마셨다고 한다. 호텔 침대에서 눈을 뜬 A씨가 성폭력 피해를 인지한 뒤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호텔 내부를 사진으로 촬영했다는 게 A씨 측 설명이다.
동영상에는 잠에서 깬 장 전 의원이 누운 상태에서 A씨를 끌어당겨 2차 추행을 시도한 장면이 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호텔에서 나온 A씨는 해바라기센터를 찾아 응급키트로 증거물을 채취한 뒤 상담을 받았고, 상담일지도 수사기관에 제출했다.
A씨 측은 “장 전 의원의 권력과 성폭력 신고 이후의 상황이 두려워 9년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며 “정신과적 증상과 싸우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장 전 의원은 여전히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 28일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장 전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인의 고소 내용은 거짓”이라며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 갑작스럽게 고소가 제기된 데는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반박했다. 장 전 의원 측도 “사건 발생 직후 장 전 의원이 피해자에게 회유성 연락을 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윤예솔 기자 pinetree2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