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에서 주전 스트라이커 경쟁 중인 오현규(헹크·사진)가 소속팀에 돌아가자마자 멀티골을 작성했다. 3분 만에 두 골을 뽑아내면서 ‘특급 조커’로서 진가를 입증했다. 이번 A매치 홈 2연전에서 출전 시간 12분만 부여받고 침묵했던 아쉬움도 털어냈다.
오현규는 31일(한국시간) 벨기에 헹크의 세게카 아레나에서 열린 헨트와 2024-2025 주필러리그 챔피언스 플레이오프(PO) 1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2골을 넣어 팀의 4대 0 대승을 견인했다.
20분만 뛰고도 매서운 발끝을 자랑했다. 이날 벤치에서 시작한 오현규는 팀이 2-0으로 앞선 후반 25분에 교체 투입됐다. 그라운드를 누비며 기회를 노리던 그는 후반 43분 파트리크 흐로소브스키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떨어뜨린 볼을 받아 쇄도하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3분 뒤 역습 상황에선 한 번 더 골문을 열어 멀티골을 완성, 4골 차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각종 축구 통계 매체들은 경기 후 오현규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6을 부여했다. 이날 작성한 유효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면서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킬 패스 1회, 걷어내기 1회 등 득점 외 기록도 준수했다.
이번 멀티골로 대표팀에서의 갈증도 풀었다. 오현규는 이달 홍명보호에 승선했지만, 홈 2연전에서 12분을 뛰는 데 그쳤다. 오만전에선 후반 40분에, 요르단전에선 후반 45분에 투입되며 추가시간만 겨우 소화한 셈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출전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던 이유다.
소속팀에서의 주전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갔다. 올 시즌을 앞두고 헹크로 이적한 오현규는 팀에서 주로 교체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둥지를 옮긴 후 꾸준히 성장 중이다. 2023년 유럽 진출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정규리그 7골·컵대회 3골·챔피언스 PO 2골)을 달성했고, 이날 시즌 11, 12호골을 추가했다.
오현규의 활약에 힘입어 이날 승리를 거둔 헹크는 주필러리그 챔피언스 PO 선두(승점 37)를 차지했다. 우승팀에게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진출권이 주어진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