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NC파크 사고 20대 끝내 사망… KBO, 오늘 전 경기 취소

입력 2025-03-31 20:13 수정 2025-03-31 23:31
창원 NC파크 내 매장 인근 외벽에 수직으로 설치됐던 구조물이 떨어진 모습(상단 가운데 실선). 지난 29일 이 구조물 낙하 사고로 관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창원 NC파크에서 추락한 구조물에 맞아 머리를 다친 20대 프로야구 관중 1명이 끝내 사망했다.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일 모든 경기를 취소하고, NC 다이노스와 SSG 랜더스의 주중 3연전은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31일 NC 구단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창원 NC파크에서 발생한 구조물 낙하 사고의 피해자 A씨가 이날 오전 숨졌다. NC 구단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 성명을 냈다. 구단은 오는 3일 진행할 예정이었던 구장 정밀 안전진단을 1일로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정밀 안전진단은 구단 의뢰에 따라 외부 기관에 맡겨진다.

사고 당일 경기장 3루 측 매장 인근 외벽 창문에 달린 알루미늄 소재의 구조물 ‘루버’가 추락한 게 화근이 됐다. 길이 2.6m에 폭 40㎝인 구조물 루버가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매점을 이용하기 위해 줄을 서 있던 관중 3명을 덮쳤다. 머리를 크게 다친 A씨는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고 이틀 만에 숨을 거뒀다.

추락한 구조물은 무게가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창원 NC파크는 다른 야구장처럼 지방자치단체인 창원시가 소유하고, NC 구단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관리·감독상 문제가 확인될 경우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도 보인다.

경찰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도 검토 중에 있다. 2022년부터 시행된 이 법에 따르면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관리상 결함으로 1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는 경우 중대시민재해로 분류된다. 구조물 설치나 시설관리의 결함이 드러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법인 등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각 구단은 법 시행 후 야구장이 해당 법령에 적용되는 시설이라는 점을 KBO 사무국으로부터 고지받았다.

KBO는 전날 NC파크에서 예정됐던 NC와 LG 트윈스의 경기를 전격 취소하고 시설물 점검에 나섰다. KBO는 이날 피해 관중이 사망하면서 4월 1~3일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NC와 SSG의 주중 3연전을 연기했다. 1일 KBO리그와 퓨처스리그 경기도 모두 진행하지 않는다. NC와 SSG의 3연전을 제외한 나머지 경기는 2일부터 응원 없이 재개된다.

한편 다른 야구장을 사용하는 나머지 구단들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제히 시설물 긴급 점검에 돌입했다. KBO는 “전 구장 그라운드 안팎의 시설물과 구조물의 안전성을 경기에 앞서 철저히 점검하겠다. 구단과 지자체가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자체 진단을 더욱 강화하고 정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