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 주가가 최근 5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이 회사 전우종·정준호 각자 대표는 지난 27일 주총에서 재선임을 확정해 소액주주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 소액주주는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를 통해 결집하고 있다. 현재 지분 0.95%가 모였다. 지분 1%를 확보하면 주주총회가 적법하게 이뤄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검사인 선임을 요구할 수 있고 주주대표소송, 유지청구권 등이 생긴다. 3%부터는 주주제안과 이사해임, 임시주총 소집청구권 등 본격적인 경영권 개입이 가능하다.
국내 주요 증권사를 상대로 소액주주가 결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SK증권 소액주주들은 지난 27일 정기 주총에서 경영진 재선임 안건 등에 반대 등에 표를 던졌으나 실패했다. 이들이 결집하는 이유는 SK증권의 주가 때문이다. 이날 SK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5% 하락한 448원에 마감했다.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해왔던 터라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직격탄을 맞았다. 109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면서 국내 상장 증권사 중 가장 부진한 실적을 냈다. 이 회사는 “금융시장 변동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설정으로 손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특별히 기대할 요인이 없다. 업계에서는 올해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증권사들의 주식 매매 수익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의 지난해 주식 매매 시장 점유율은 0.46%에 그쳐 수혜를 누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도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정준호 대표는 지난해 연봉으로 8억2800원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게 기록한 일부 대형 증권사 대표의 연봉보다 많다.
SK증권은 ‘SK’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SK그룹과는 무관한 독립계 증권사다. 대주주는 사모펀드 ‘제이앤더블유 비아이지 유한회사’로 지분 19.60%를 갖고 있다.
이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