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변심’ 반품된 삼성 스마트폰, 중고폰으로 싸게 판다

입력 2025-04-01 00:18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중고폰 판매를 시작한다. 구매 후 7일 내 반품된 사실상 새 스마트폰을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것이다. 중고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높게 책정됐지만 애프터서비스(AS) 기간이 2년으로 보장되는 등 차별점도 뚜렷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인증중고폰’을 판매한다고 31일 밝혔다. 갤럭시 인증중고폰은 온라인 구매 후 7일 내 단순 변심, 단순 개봉 등으로 반품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철저한 자체 품질 검사를 거쳐 최상위급으로 판정된 제품이다. 갤럭시 인증중고폰은 새 제품과 동일하게 AS 보증 기간이 2년이며, 삼성케어플러스 중 파손 보장형에 가입할 수 있다. 구매 후 7일 이내 환불도 가능하다.

현재 삼성닷컴 홈페이지에는 갤럭시 S24 시리즈 자급제 제품이 인증중고폰으로 판매되고 있다. 기존 새 제품 대비 26만~64만원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장 고가 모델인 갤럭시 S24 울트라 1TB 제품은 중고 판매가격이 148만6100원으로, 신제품 판매가 212만7400원보다 64만1300원 저렴하다. 하지만 중고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가격과 비교하면 비싼 축에 속한다.

삼성전자가 중고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과 맞물려있다. 삼성전자는 2023년 국정감사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 중고폰 국내 판매 등으로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발맞추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전에는 국내에서 사실상 새 제품이 반품되더라도 따로 판매하지 않고 폐기했는데, 앞으로는 품질 검사를 거쳐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고 제품을 수리해 재판매하는 형태의 중고폰 거래도 구상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중고폰을 수리해 판매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매년 새로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판매량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중고폰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긴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소비자들이 중고폰 구매에 몰리면 그만큼 신제품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1년 전 모델이라도 신제품과 비교해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점도 중고폰 대기 수요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