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정부가 발표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 시행 이후 성장에 탄력을 받은 알뜰폰 시장이 외국인 수요까지 흡수하며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대여하고 비용을 지불하는 도매대가가 큰 폭으로 인하하면서, 회선 이용 대금을 줄인 알뜰폰 사업자들은 더 저렴하고 합리적인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가성비 요금제와 틈새시장 공략에 힘입어 알뜰폰 1000만 가입자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3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최근 외국인 고객이 알뜰폰을 비대면으로 개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LG유플러스가 자사의 통신망을 대여한 알뜰폰 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 요금제 큐레이션을 바탕으로 고객이 본인 사용 패턴에 맞는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돕는다.
기존에는 외국인 고객이 상담사와 통화하거나 알뜰폰 업무를 지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했기 때문에 언어가 능통하지 못한 외국인에게는 개통 과정이 까다로웠다. LG유플러스는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국내 거주 비율이 높은 출신국에 맞춰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 러시아어, 영어 등 5개 국가의 언어 가이드를 알뜰폰 개통 페이지에서 제공 중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던 외국인 수요까지 흡수하면서 조만간 국내 알뜰폰 휴대전화 회선 수가 1000만개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1년말 609만개였던 알뜰폰 휴대전화 회선 수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 1월 기준 955만8016개를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세 배경에는 알뜰폰의 ‘가성비’ 요금제가 있다. 최근 정부가 망 사용료 산정 방식을 변경해 알뜰폰 사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자, 알뜰폰 시장에서는 1만원대에 제공하는 5G 요금제 등 파격적인 요금제가 등장했다.
지금까지는 이동통신 3사가 소매 요금에서 판촉비 등의 비용을 차감해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구조였다. 이와 달리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제공비용 기반 방식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알뜰폰 업체에 회선을 빌려주는 비용으로만 도매대가를 산정해야 한다. 망 대여에 필요한 비용만 정산하기 때문에 데이터 도매 대가는 1MB(메가바이트)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36.4% 낮아지고, 음성 도매대가도 5%가량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이용자 중 절반가량이 20~30대”라며 “가성비 요금제에 관한 긍정적 후기가 젊은 고객 유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