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불 놓은 여… 줄탄핵 예고에 “의회 쿠데타” 내란죄 고발 응수

입력 2025-03-30 18:59 수정 2025-03-31 00:31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30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모임 ‘더민초’는 지난 2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재탄핵을 추진하고, 나머지 국무위원들도 연쇄탄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국무위원 줄탄핵’ 카드를 꺼낸 더불어민주당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강력 대응에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72명을 내란죄로 고소할 뜻을 밝히고, 정부가 민주당을 상대로 위헌정당해산심판 제소에 나설 것도 요구했다.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국민의힘도 총력 응수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중진, 초선 의원 및 여권 잠룡들은 주말 동안 일제히 대야 비난전에 뛰어들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쿠데타’를 선언한 민주당 초선 의원 전원, 쿠데타 수괴 이재명과 (방송인) 김어준 등 총 72명을 내란음모죄·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초선 70명이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지 않을 경우 한 권한대행을 시작으로 나머지 국무위원들도 연쇄 탄핵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데 따른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는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내란 기도”라며 “행정부를 완전히 마비시키겠다는 발상 자체가 반역이고, 국무위원을 상대로 협박하는 것은 테러리스트의 참수 예고와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연쇄 탄핵이 실제로 실행돼 정부 기능이 마비된다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기 때문에 위헌정당해산심판 대상도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원들도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박성훈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의 ‘의회 쿠데타’를 규탄하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44명 전원 명의 성명을 발표했다. 초선에 초선으로 맞불을 붙인 것이다.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국민도, 국가도 안중에도 없는 민주당의 광기는 교주를 숭배하는 사이비 종교집단의 광기를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재선 강민국 의원은 “의원직 총사퇴 각오로 ‘탄핵 쿠데타’를 막아내야 한다”며 국회를 해산하자는 초강경 발언을 내놨다.

당내 ‘반탄’(탄핵 반대) 선봉에 서 있는 나경원·윤상현 의원도 가세했다. 나 의원은 “국가전복을 기도했던 통합진보당보다 더한 해악”이라며 “정부는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민주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심판 제소까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김어준표 입법독재 시나리오가 민주당 초선 의원을 매개체로 진행되고 있다”며 “민의의 전당 국회를 테러의 소굴로 전락시킨 김씨와 추종 세력인 민주당 의원들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권의 차기 주자들도 일제히 연쇄 탄핵 발언을 비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유례없는 산불로 많은 인명 피해가 나고 수많은 피해 주민이 대피소에서 날밤을 지새우고 있는데 도대체 제정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말로는 재난을 수습한다면서 막상 국정의 컨트롤타워는 마비시키겠다는 이중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도 “초선 의원들의 뒤에 숨은 이 대표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행태”라며 “국민과 민생을 배신한 72명은 국회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31일 정국 현안 대응을 위한 긴급 의원총회 개최도 검토 중이다. 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이 헌법파괴적인 행동을 예고하는 등 과격하고 비이성적으로 나오는 것에 대응하는 전략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우진 이강민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