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봄축제로 꼽히는 진해군항제가 산불 희생자를 애도하고 국민정서를 고려하는 취지에서 대폭 규모를 줄여 지난 29일 개막했다.
창원시는 인근 지역인 산청군과 하동군을 비롯해 경북에 대형 산불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희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제63회 진해군항제 군부대 개방행사를 취소한다고 30일 밝혔다.
해군사관학교, 해군진해기지사령부 11부두와 통해로 개방을 취소하고, 11부두에서 볼 수 있었던 함정견학과 K-방산홍보전, 기대를 모았던 공군 블랙이글스 에어쇼도 취소한다. 단 주말 동안 해군교육사령부 주차장은 개방되며 웅동수원지는 예정대로 개방된다.
진해 동부지역에 위치한 웅동수원지는 57년 만에 처음으로 시민에 개방되는 곳으로 이번 축제 축소의 아쉬움을 달래줄 예정이다.
이곳은 1968년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폐쇄된 이후 민간인 개방이 금지된 곳으로 창원시는 시민에게 개방하기 위해 앞서 2㎞ 길이 산책로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수원지에는 수령 70년 가량의 벚나무 450여 그루 군락이 있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지난 28일 진해공설운동장에서 개막한 이 축제는 다음달 6일까지 계속된다.
벚꽃이 핀 진해의 아름다운 봄날을 만끽하며 시작한 축제의 개막식 식정공연 전에 대형산불 희생자에 애도를 표하는 묵념의 시간을 먼저 진행됐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진해군항제는 1952년 한국전쟁 중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이순신 장군의 호국정신을 기리며 시작된 행사”라며 “최근 산불 재난과 사회적 어려움이 있는 만큼 올해 군항제는 본래의 의미를 되새기며 희망과 위로를 전하고 국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창원=이임태 기자 si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