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찾은 울산 북항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 해수식 기화 설비에서는 빽빽한 물줄기가 액화천연가스(LNG)가 지나는 배관을 향해 4~5m 위에서 ‘쏴아’ 쏟아지고 있었다. 영하 162도의 LNG에 상온의 물을 투하해 기체 형태의 천연가스(NG)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떨어지는 물의 정체는 울산 앞바다에서 끌고 온 바닷물이었다.
KET와 울산GPS는 SK가스의 LNG 사업을 책임지는 자회사들이다. KET는 수입한 LNG를 저장해뒀다가 울산GPS, 고려아연,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수요처에서 쓸 수 있도록 기화시켜 내보낸다. 울산GPS는 KET에서 수급한 LNG와 SK가스에서 공급받은 LPG 가운데 그때그때 저렴한 연료를 선택해 전력을 생산한다. 세계 최초의 ‘듀얼 발전소’다.
이날 취재진과 화상 간담회를 연 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은 “우리 사업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연결의 힘”이라며 “LNG와 LPG가, 울산GPS와 KET가, KET와 울산 내 기업들이 연결돼있다”고 강조했다.
KET 부두 앞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했다. 울산 앞바다의 작은 조수 간만의 차에 부두 전면 방파제까지 더해진 결과다. SK가스 관계자는 “대형 선박이 정박해 LNG를 하역하기에 최적의 항만 조건”이라고 말했다. 부두 바로 옆에서는 KET의 3번째 LNG 탱크 건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탱크 규모는 지름 90.6m, 높이 54.7m로 장충체육관(지름 80m, 높이 26m)보다 컸다.
지난해 12월 상업 가동에 들어간 듀얼 발전소 울산GPS는 KET에서 약 5㎞ 떨어진 곳에서 전력을 생산 중이다. 이 발전소에는 최첨단 가스터빈 2기와 스팀터빈 1기가 있다. 가스터빈동 위로 높이 솟아 있는 공기 흡입탑 2개로 빨아들인 공기를 고온, 고압으로 압축하고 여기에 천연가스 혹은 석유가스를 분사하면 폭발이 발생한다. 이 폭발로 가스터빈의 블레이드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다. 스팀터빈은 가스터빈동에서 발생한 열을 회수해 다시 전력 생산에 활용한다.
윤 사장은 시시각각 변하는 LNG·LPG 가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울산GPS의 핵심 강점으로 꼽았다. 그는 “국제 LNG 가격이 싸지면 주 연료가 저렴해져서 좋고, LNG 가격이 폭등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진 LPG를 쓰는 ‘옵셔널리티(선택지)’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향후 두 번의 수익 점프가 있을 것”이라며 “(본격 가동을 시작한) GPS에서 한 번, 4~5년 내 LNG 탱크 증설 완료 등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한 번”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