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의 휴전이 좌절된 것에 분노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전쟁 종식”과 “하마스 반대”를 외치며 이틀 연속 시위를 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시위는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쪽 베이트라히아에서 시작됐으며 밤이 되자 남부 칸유니스로 확산됐다. 26일에는 가자시티, 누세라이트 등에서 시위가 열렸다.
가디언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된 수백명의 사람들이 베이트라히아에서 “하마스 나가라” “하마스는 테러리스트”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는 “전쟁을 멈춰라”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가자지구의 하마스 반대 시위는 점차 조직화되고 있으며 시위 참여를 촉구하는 소셜미디어 글도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남부의 한 명문가는 “대중 봉기를 시작하라”는 성명을 26일 발표했다.
이번 시위는 2023년 10월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후 하마스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이 대규모로 표출된 첫 사례다. 특히 이스라엘이 지난 18일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가지지구 공습을 재개함에 따라 종전에 대한 주민들의 염원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거의 20년 동안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는 그동안 주민 시위를 강압적으로 진압해 왔다. 하지만 이번 시위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전쟁을 치르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25일 시위 진압에 나섰던 하마스 대원이 군중에 둘러싸여 몰매를 맞기도 했다. 시위가 더욱 확산되고 하마스가 통제력을 잃게 된다면 전쟁 종식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