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5일 글로벌 증시 폭락 여파로 미국 주식 데이마켓(주간거래) 서비스가 중단된 지 7개월이 지났지만 증권업계가 재개 방식과 시점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다수 증권사가 대체거래소(ATS) 등을 통한 조속한 재개를 원하고 있지만, 금융투자협회 등에서 안정성을 우려해 최종 의견 조율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27일 “이번 주까지 주간거래 재개를 위한 의견서를 증권사들에서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매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블루오션 같은 ATS를 복수로 사용하는 안과 뉴욕증권거래소 등 정규 거래소와 제휴하는 안을 놓고 의견을 취합한 뒤 재개 방식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대체로 주간거래를 조속히 재개하는 방향을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블루오션 사태 이후 다양한 ATS들이 한국과의 제휴를 희망하고 있고, 블루오션도 매매 환경을 정규 거래소 급으로 개선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공동 대응으로 데이마켓 서비스를 중단한 것은 투자자의 주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며 “현재 블루오션은 정규 거래소와 같은 수준의 매매 환경을 구축했고, 제휴 가능한 ATS 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뉴욕거래소나 나스닥증권거래소와 제휴를 하면 내년 하반기에나 오픈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재개 시점이 너무 늦어 고객의 매매 편의성과 리스크 관리를 위해 조속한 재개가 꼭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달 11일 뉴욕거래소 일간 거래시간을 현행 16시간에서 22시간으로 연장하는 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후 뉴욕거래소는 한국을 찾아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미국 주식 주간거래에 대한 제휴 희망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투협 관계자는 “뉴욕거래소가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호가 정보 접수 등 몇 가지 승인 절차가 아직 남아 있는데, 정해진 기한이 없다”며 “관련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승인을 받아야 해서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시간이 걸려도 정규 거래소와의 제휴를 희망하는 증권사도 있다. 뉴욕거래소와 제휴한다고 해서 오류가 100%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ATS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느 한 증권사에서 뉴욕거래소와 제휴한다고 하면 다른 곳들도 정규 거래소와 제휴하는 방향으로 대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