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77% 불경기에도 재산 증가… 162명은 1억원 이상 ↑

입력 2025-03-27 01:00

지난해 불경기 속에서도 국회의원 4명 중 3명은 재산이 늘었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고위공직자 1인당 평균 재산도 1년 새 1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 혐의 수사 과정에서의 구금으로 재산 변동사항을 신고하지 못했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국회의원 2025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국회의원 299명 가운데 전년보다 재산이 늘어난 의원은 231명으로 전체의 77.3%에 달했다. 재산이 전년 대비 1억원 이상 늘어난 국회의원도 16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재산 증가 폭이 가장 큰 의원은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1년 전보다 19억8535만원 늘어난 360억3571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배우자명의 예금이 1년 새 31억532만원 증가했다. 박 의원은 “건물 매각대금, 임대수입, 급여수입, 금융이자 등에 따라 예금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배우자명의 22억2000만원 상당의 서울 송파구 근린생활시설을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박 의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5억원 이상 늘어난 재산을 신고한 여야 의원은 모두 13명이었다.

여야 지도부에서도 여러 명의 재산이 늘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의 신고 재산은 1년 전보다 2억25만원 늘어 29억6574만원이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년보다 2613만원 감소한 30억8914만원을 신고했다. 국민의힘 ‘투 톱’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재산도 각각 45억7792만원, 51억7521만원으로 전년 대비 1억5005만원, 1억9644만원 늘었다.

가장 재산이 많은 의원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으로 1367억898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1231억3200만원(90%)은 안 의원이 창업한 안랩 주식(186만주)이다. 여야 의원들 중 신고재산 총액이 500억원을 넘긴 의원은 안 의원과 같은 당 박덕흠 의원(535억320만원 신고)이었다. 이들 2명을 제외한 297명의 평균 신고재산액은 26억5858만원이었다.

여야 의원들 중 본인 혹은 배우자, 직계가족이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라고 신고한 의원은 총 52명이었다. 이 중 가장 많은 가상자산을 신고한 건 유동수 민주당 의원으로, 배우자 명의 3억6357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신규 등록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1억원 상당의 ‘훈민정음해례본 대체불가토큰(NFT)’ 1개를 본인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날 공개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에 따르면 중앙정부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고위공직자 2047명의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평균 재산은 20억6314만원으로 1년 전(19억101만원)보다 1억6213만원 증가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본인과 배우자명의로 총 87억39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내각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7억35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했다.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이 261억3790만원을 신고해 가장 많았고, 장호진 외교안보특보(160억3983만원),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148억3만원), 성태윤 정책실장(101억4249만원) 등도 100억원 이상을 신고했다.

이종선 정우진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