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무심… “제발 비좀”

입력 2025-03-27 02:27
한 경찰관이 26일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 추락한 산불진화용 헬기를 망연자실 바라보고 있다. 의성=권현구 기자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산불이 계속되고 있지만 강풍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7일 비 소식이 예보됐지만 강수량은 다소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26일 오후 바람이 차차 강해져 순간풍속 시속 55㎞ 내외로 강하게 불었다.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발효된 강풍특보는 해제됐지만 다시 발효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바람이 강하게 불어 작은 불씨가 큰불로 번질 수 있으니 산행 등 야외활동 시 화기 사용을 자제해 달라”며 “쓰레기나 논밭을 태우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산불이 잡히지 않는 데는 건조한 대기의 영향도 있다. 남해안 지역을 제외한 경상권 전 지역과 충북, 강원남부 지역에 건조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지난 20일 경남 일부 지역에서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것을 시작으로 포항·경주·대구(23일), 구미·상주(24일)에 건조경보가 발효됐다.

27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비는 28일까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강풍 탓에 산불 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빗줄기가 산불이 난 곳에 집중적으로 퍼부어야 진화에 효과적이지만 바람에 의해 비가 분산되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의 양도 많지 않다. 27~28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5~20㎜, 강원권 5~10㎜, 충청권 5~20㎜, 호남권 5~20㎜로 예보됐다. 산불이 발생한 영남지역에선 경남 남해안 5~20㎜, 부산·울산·경남 내륙·경북 서부내륙 5~10㎜, 대구와 경북 지역은 5㎜ 미만의 약한 비가 각각 내릴 것으로 예상됐다.

건조한 대기가 형성된 가운데 비 소식도 많지 않아 4월에는 평년보다 비가 적거나 비슷하게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지난 24일 ‘3개월 전망’을 발표하면서 “4월에는 건조한 북동풍이 유입돼 수증기 수송이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수량은 평년(70.3∼99.3㎜)보다 대체로 적겠다”고 밝혔다.

한웅희 기자 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