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눈 부신 아침.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바람처럼 가볍게 나는 비둘기의 반짝이는 날개다. 아이도 달리면 바람이 된 것 같다. 어느새 하늘을 난다. 마당에는 새들이 놀러 온다. 큰일이다. 길고양이가 새들을 노리고 있다. 그래도 괜찮다. 반려견 까망이가 지켜주거든. 까망이는 누구한테나, 심지어 똥한테도 킁킁 인사를 나눈다. 집 뒤 공터에 너구리 가족의 털이 부스스하다. 혹시…. 오소리나 꿩이랑 다투기라도 한 걸까. 이번엔 솔개다. 비밀인데, 솔개도 가끔은 까마귀한테 혼나서 울 때도 있다. 선생님한테 혼나 우는 아이처럼 말이야.
아이의 집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위에는 여러 생명이 살고 있다. 작가도 그런 곳에 살고 있다. 마치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투박하지만 역동적인 그림과 생명의 다채로움이 담긴 색감이 인상적이다. 자연은 모든 것을 품어주고 아이는 그 속에서 무구하게 뛰논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