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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시가 있는 휴일] 나는 좀 느려도 돼
입력
2025-03-28 01:10
길어야 열흘도 안 되는
꽃 피고 꽃 지는 벚나무 아래를
나는 좀 느려도 돼
바람에 화르락 쏟아져 날리는 꽃잎들
그 꽃잎들 사이에 내가
뺨에 남은 눈물자국처럼 나는
머물 수 없지만
한 걸음
그리고
또 한 걸음
아주 느리게 올려다보는 내 얼굴에
참으로 천천히 떨어지는 꽃잎들
그리고 누군가 운 눈을 하고
내 옆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 순간에는
돌아보지 못해도
나는 좀 느려도 돼
아주 느려도
돼
- 심재휘 시집 ‘두부와 달걀과 보이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