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번 영남권 초대형 산불을 “역대 최악”이라며 칭하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과 장비로 맞서고 있으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고 우려했다. 여야도 산불 진화 지원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한 권한대행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방지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이번 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최우선으로 가용한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난 예방은 과하다 싶을 만큼 철저하게 해야 한다”며 “이번 산불이 진화되는 대로 정부는 그동안의 산불 대처와 예방에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점검하고 깊이 반성한 뒤 개선책을 내겠다”고 말했다. 또 산불의 주요 원인인 불법 소각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할 뜻을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5차 회의에서도 “기존의 예측 방법과 예상을 뛰어넘는 양상으로 산불이 전개되는 만큼 전 기관에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 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산림이 한 번 훼손되면 원상 복구하는 데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된다”며 산불 예방을 위한 국민 협조도 당부했다.
정치권도 사태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자는 호소를 내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긴급 대국민 메시지에서 “재난은 이념을 묻지 않고, 색깔을 가리지 않는다”며 “더불어민주당에 정쟁 중단을 호소하며 피해복구, 재발방지를 위해 국가재난극복 여·야·정 협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만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산불재난대응특위를 구성해 즉시 가동에 들어갔다. 헌법재판소 앞에서 진행하던 릴레이 시위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례 없는 국가비상사태”라며 “국민의힘은 국회의원들의 성금 기부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복구지원 활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더 이상 인명피해가 생겨서는 안 되겠다”며 “힘들겠지만 소방 및 산림당국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산불 진화와 피해복구 지원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산불로 인한 국가 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경호처 전 직원이 성금을 모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민지 정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