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플랫폼 시장이 커지고 있다. 팬 플랫폼을 통해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대화하듯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굿즈 판매, 유료 공연 관람 등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팬 플랫폼을 통한 ‘덕질’이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방탄소년단(BTS), 아리아나 그란데 등 스타들도 팬 플랫폼을 통해 팬들과 소통한다.
위버스, 버블, 프롬 등이 포진해 있는 팬 플랫폼 업계에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베리즈를 새로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베리즈는 팬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지식재산권(IP)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구현하는 모듈형 플랫폼을 표방한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매니지먼트 자회사, 웹툰·웹소설 등의 IP,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멜론, 영상 콘텐츠 제작사 등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장르의 K컬처 IP의 팬들을 한데 모으기에 유리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자회사 SM스튜디오스, SM 재팬, 에브리싱 재팬에서 보유하고 있던 디어유 지분 33.7%에 추가로 11.4%를 취득해 연결자회사로 편입했다. 디어유는 아티스트와 팬 간 일대일 메시징 서비스인 버블을 운영하는 기업이다. SM은 “IP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팬 플랫폼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료 구독수 200만을 확보한 디어유에는 157개 소속사, 600여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최대 음악 플랫폼 기업인 텐센트뮤직엔터테인먼트그룹(TME)과도 손잡았다. JYP엔터테인먼트도 디어유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업계는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K팝이나 음악에서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콘텐츠 등으로 커뮤니티가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팬덤을 기반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현재 시장 1위는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 컴퍼니가 개발해 2019년 출시한 위버스다. 위버스는 지난해 8월 누적 다운로드 수 1억5000만을 돌파했다.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940만명(지난해 4분기 기준)이다.
하이브 관계자는 26일 “지난해 위버스 신규 입점 아티스트 53개팀 중 16개 팀이 해외 아티스트로 점차 해외 아티스트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기준 위버스 전체 이용자 중 87% 이상이 해외 이용자로 나타났다. 위버스를 사용하는 유저는 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전 대륙에서 두 자릿수 가입자 증가율을 기록하며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IT를 접목한 엔터테크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며 더욱 많은 업체가 이 시장에 뛰어들 전망이다. 엔터테크 기업 노머스의 프롬, 스테이지랩스의 링크 등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을 통해 굿즈, 공연 생중계 등의 콘텐츠 유료 판매 등을 통해 전세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기반을 갖춘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안 뛰어들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며 “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운 중소기획사 입장에서도 소속 아티스트 커뮤니티를 위버스 등의 플랫폼에 만들어 두면 국내외에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K컬처가 외연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