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방송 CGN이 29일 개국 20주년을 맞는다. 2005년 위성방송으로 시작한 CGN은 인터넷 IPTV 유튜브 그리고 기독교 채널 최초 AI 기반 OTT 플랫폼 ‘퐁당’까지 다양한 통로로 복음을 전해 왔다. 상업광고 없이 오직 성도들의 전적인 후원과 헌금으로 운영되는 CGN은 글로벌 복음 사역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 6개국(미국 일본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프랑스)에 지사를 두고 위성을 통해 170여개국에 현지화된 영적 콘텐츠를 공급한다. 복음 콘텐츠로 한국교회와 다음세대, 전 세계 선교지, 땅끝의 한 영혼까지 섬기겠다는 CGN 전진국(67) 대표를 지난 20일 서울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만났다.
-2005년 3월 개국한 CGN이 20주년을 맞았다.
“CGN은 고 하용조 목사님이 ‘선교에 목숨을 걸었다’는 비전으로 20년 전 시작됐다. 세상적으로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많은 후원자의 기도와 헌신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 앞으로 20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CGN은 올해 슬로건을 ‘선교의 내일을 더하다’로 정하고 선교 중심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고 제작에 집중할 계획이다.”
-2024년 1월 취임 이후 1년이 지났다. 소회가 궁금하다.
“KBS PD로 입사해 부사장까지 지내며 32년간 세상의 콘텐츠를 만들다가 이제 복음을 전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세상 콘텐츠가 재미를 중심에 둔다면, 복음 콘텐츠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마치며 시청자에게 미칠 영향까지 깊이 고민하며 만든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지난해는 CGN의 활약이 두드러진 한 해였다. 다큐멘터리 ‘바울로부터’는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연말에는 KBS 1TV에서 성탄특집으로 방영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천 송도에서 진행된 제4차 로잔대회에서는 주관 방송사로서의 역량도 입증했다. 또한 기독 OTT ‘퐁당’을 통해 양질의 복음 콘텐츠로 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다큐 ‘바울로부터’가 지난 2월 미국의 ‘ICVM 크라운 어워즈’에서 수상했는데.
“ICVM(International Christian Visual Media)이 주최하는 ‘크라운 어워즈’는 미국에서 50년의 역사를 가진 권위 있는 기독교 영화 시상식이다. 한국 기독교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책 ‘바울로부터’ 역시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대상’을 수상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 이번 수상을 통해 앞으로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를 고려한 콘텐츠 기획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는 6월 개봉을 앞둔 ‘무명(無名)’은 어떤 다큐인가.
“조선을 사랑한 두 일본인 선교사의 이야기다. 노리마츠 마사야스(1863~1921) 선교사는 일본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로 경기도 수원을 중심으로 사역하며 수원성서강당(현 수원동신교회)을 개척하고 수원 지역 복음화에 크게 기여했다.
오다 나라지(1908~1980) 선교사는 한국 이름 ‘전영복’으로 불리며 활동했다.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가 강요되던 시기에 “신사참배는 곧 우상숭배”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유일한 일본인이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자 한·일 수교 6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이 영화가 2025년 한국과 일본 사이의 새로운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
-다큐영화 ‘무명(無名)’을 통해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지극히 개인화된 시대다. 이타적이라는 단어조차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 시대에 선교는 더 멀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성도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받은 사명이 있다. 바로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명령이다. 다큐영화 ‘무명(無名)’을 통해 크리스천들이 선교 소명의 가치를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게 되길 바란다.”
-준비 중인 글로벌 CCM ‘힐링보이스’ 오디션 프로그램도 소개해 달라.
“이번 프로젝트는 6개 해외 지사와 연계해 진행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수상자들이 뚜렷한 활동 무대를 찾지 못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힐링보이스’는 수상자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사역의 무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5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해 10월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OTT 시장에서 기독방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바울이 유대인뿐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복음을 전했듯 오늘날에도 신앙인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도 복음을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절실히 필요하다. 플랫폼을 확장하고 진입장벽을 낮춘 콘텐츠를 통해 비기독교인이 자연스럽게 복음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복음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디어의 전달 방식은 시대와 대상에 따라 변화돼야 한다. 전통과 혁신이 조화를 이룰 때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CGN도 이러한 방향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복음 콘텐츠의 지경을 넓혀 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을 나눠 달라.
“앞으로 다가올 20년 역시 CGN은 용기 창의 협력이라는 우리의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복음 확산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더욱 힘쓰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이루어가겠다. 이를 위해 함께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