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특위 3040 의원 전면배치… “청년 독박” 달래기 나선 여당

입력 2025-03-25 18:48 수정 2025-03-25 23:53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여당 위원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25일 국민연금 구조개혁을 논의할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3040세대 의원들을 전면 배치했다. 여야가 18년 만에 합의처리한 모수개혁안(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에 대해 청년세대 반발이 분출하자, 이들 목소리를 대변할 젊은 정치인을 구조개혁 논의에 투입기로 하며 ‘청년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국민의힘은 연금특위 위원장에 4선 윤영석 의원을 내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특위 위원으로는 김미애(간사)·박수민·김재섭·우재준·김용태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민주당은 오기형(간사)·남인순·강선우·모경종·박홍배·김남희 의원을 특위 위원으로 배치했다. 앞서 여야는 구조개혁을 논의할 연금특위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연금특위는 국민의힘 6명(위원장 포함), 민주당 6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구성된다.

여야가 연금특위 위원으로 내정한 12명의 위원 중 절반이 3040세대다. 국민의힘 김재섭·우재준·김용태 의원은 지난 20일 합의처리된 ‘더 내고, 더 받는’ 모수개혁안에 반대표를 던졌고, 이튿날 청년세대 부담을 가중한다며 야당 의원들과 여야 합의안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 위원 중에서도 강선우·김남희·모경종 의원이 30~40대로 젊은 정치인에 속한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세대통합형 전문가 중심의 위원들을 바탕으로 연금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모두 청년 정치인을 전면에 배치하고 나선 것은 모수개혁안에 대한 청년세대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래세대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절반 이상을 ‘2030세대’로 보임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은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구조개혁이 잘 되게 하려면 젊은 세대 목소리가 잘 반영될 수 있는 특위 구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애초 연금개혁 논의 초반부터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국민의힘은 청년세대 정치인들의 참여가 향후 연금특위 운영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모수개혁 논의에서는 연금개혁 논의 판을 깨지 않기 위해 민주당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며 “특위에서 젊은 의원들이 활동하게 되면서 연금개혁 핵심인 구조개혁 논의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청년세대 참여를 넓히기 위해 특위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현수 송경모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