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서정진 리더십’ 2년 더 이어간다

입력 2025-03-26 00:15

서정진(사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으며 임기가 2년 연장됐다. 셀트리온 지분 7%가량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지만, 주주 과반의 동의를 얻어 통과됐다. 셀트리온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의 지난해 매출이 예상보다 부진했으나 최근 출하량이 상승세인 점 등을 들어 올해 7000억원 매출 목표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25일 셀트리온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3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달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서 회장의 재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주총 의장을 맡은 서 회장의 장남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이후 위탁개발생산(CDMO), 항체 바이오시밀러 개발, 해외 직판체계 구축 등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지난해 예측 불가능한 상황 뚫고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성대 수술을 받은 서 회장은 회복을 위해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은 2023년에 이어 이번 주총에서도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서 회장이 기업 가치를 훼손하고 주주 권익을 침해한 전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주총에서는 주가 하락과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짐펜트라가 지난해 매출 목표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한 데 대한 주주들의 항의도 나왔다.

주총장에서 한 주주는 “지난해 짐펜트라 예상 매출을 65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왜 366억원에 불과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또 지난해 합병 이후 짐펜트라 신약 승인,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에 따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오히려 떨어진 데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해 8월 20만원을 넘어선 이후 18만~19만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서 대표는 “미국 시장이 유럽보다 복잡해 모든 절차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짐펜트라의 잠재력과 가능성은 여전하고 출하량도 계속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 사내이사를 연임하면서 앞으로도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할 전망이다. 서 회장은 경영 복귀 이후 셀트리온·헬스케어·제약의 통합에 나섰고 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이끌었다. 현재는 미국에서 의료진을 직접 만나 제품을 홍보하고 제품 판매 체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등 허가 제품을 올해 11개에서 2030년 2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고, 2027년까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한다는 목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