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상반기 중 인도 증시 상장… 신흥시장 공략

입력 2025-03-26 00:25
조주완 LG전자 CEO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2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와 중장기 사업 전략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 인도법인이 상반기 중 인도 증시에 상장할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아시아와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 확장해 신흥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인도법인은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상장예비심사서류(DRHP) 예비 승인을 받았다. 수요예측, 최종 증권신고서 승인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사실상 상장을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최종 상장은 이르면 올 상반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가치는 13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LG전자가 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액과 당기순손익을 공개하는 주요 해외법인 가운데 글로벌 사우스 소재 법인 5곳(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브라질)의 지난해 매출액 합은 16조3363억원을 기록했다. 2년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17% 가까이 증가했다.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인도의 에어컨 보급률은 12%에 불과하고, 냉장고(34%), 세탁기(21%) 등 필수 가전의 보급률도 낮은 수준이다. 이들 3대 필수가전의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까지 배 가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사장은 “현재 인도의 가전 보급률이 아주 낮은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대에 진입하는 등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이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에 이미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면 마지막 방안으로 미국 테네시 공장에서 냉장고, 오븐 등을 다 생산할 수 있도록 부지를 준비해놨다”며 “(상호관세 등의 정책이) 발효되면 지체없이 바로 나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