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K뷰티의 ‘기회의 땅’으로 인도가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소비재 기업들이 14억5000만 인구 대국의 현지 생산·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잠재력 높은 인도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2004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롯데웰푸드는 인도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롯데 인도 제과 법인 ‘롯데인디아’의 지난해 매출은 1176억원을 기록했다. 빙과 법인 ‘하브모어’는 지난해 1729억원 매출을 올리며 인도 서부 지역 아이스크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롯데는 올해 상반기 롯데인디아와 하브모어를 합병해 통합 법인을 출범할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인도 하리아나주 공장에서 빼빼로를 생산한다. 빼빼로 해외 생산은 인도가 처음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약 330억원을 투자했다.
최근 인도 시장에 적극 투자를 하는 식품기업에는 오리온이 있다. 오리온은 2018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뒤 2021년 인도 라자스탄주에 공장을 짓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판매에 나섰다. 지난 1월에는 67억원을 추가 투자해 초코파이 생산설비 등에 투자 활용하기로 했다.
오리온은 신규 투자를 늘려가면서 2021년 31억원에서 2023년 292억원으로 9배 넘는 매출 성장을 거뒀다. 다만 현지 생산에 돌입한 지 5년 정도라 수익성은 미흡한 상황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긴 호흡으로 접근하고 있다. 초기 투자비와 유통망 확대 비용을 투입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뷰티도 인도 시장의 잠재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서경배 회장이 최근 직접 인도 현지 법인 등 사업장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인도의 퀵커머스 플랫폼 ‘블링킷’, ‘젭토’ 등과 손잡고 판로를 확대했다. 국내 대표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도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고객사 확보를 위한 ‘LOCO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인도의 뷰티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레드시어에 따르면 인도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2023년 210억 달러(약 30조원)에서 연평균 10%씩 성장해 2028년에는 340억 달러(약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교통이나 전기 등 인프라가 열악하고 소득 격차가 크다는 게 인도 시장의 단점이지만 경제력과 소비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기회가 풍부한 땅”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