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3파전을 형성한 컨소시엄 두 곳이 최근 신청 의사를 철회한 데다 막판까지 참여 여부를 놓고 저울질하던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소호은행 합류를 확정지었다.
한국신용데이터(KCD)는 24일 하나은행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며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합류를 공식화했다. KCD는 전국 소상공인 170만명이 사용하는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끌고 있다.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기간은 25~26일이다.
하나은행 합류로 소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 은행은 우리·NH농협·BNK부산은행·OK저축은행까지 5개로 늘었다. 이밖에도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등 비은행권 금융사와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 등 IT 회사도 참여를 확정지었다.
업계에서는 소호은행을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5대 은행 중 3곳이 참여하면서 1강 체제를 굳혔다는 평가다. 이번 인가 심사에서 자본금과 자금조달 방안 배점이 늘어난 만큼 시중은행과의 협력은 인가 성공에 중요한 요소다.
경쟁 컨소시엄이던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지난 17일 인가 신청을 포기했고, 소소뱅크·AMZ뱅크·포도뱅크 등은 자금조달 안정성 측면에서 소호은행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아직 참여 금융기관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점 심사 요소 중 하나인 사업계획의 포용성 측면에서도 소호은행이 경쟁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KCD는 인터넷 전문은행의 역할인 중·저신용자 및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자금 공급 과정에서 자신들이 보유한 신용평가 역량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비인가 신청 전날 막판 합류를 결정한 하나은행이 “전국 소상공인에게 특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금융 활성화와 상생금융 실현에 동참하고자 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이 작용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자들이 이탈하면서 김이 빠진 감이 있지만 그만큼 소호은행에 대한 주목도는 커졌다”며 “시중은행 참여로 안정적 자본조달이 가능해졌고, 보유한 데이터 및 신용평가 능력을 바탕으로 (인가에 있어) 가장 좋은 위치를 선점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에서 이겨도 인가는 다른 문제”라며 “혹시나 인가 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금융위원회가 예비 인가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