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직무에 복귀하면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87일 만에 본래 자리로 돌아갔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27일 권한대행 체제 출범 직후 발생한 무안 제주항공 참사를 비롯해 최근 전국의 대형 산불 사태까지 사회·외교·안보 분야 등 국정 현안을 총괄해 왔다.
최 부총리는 이날 낮 1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위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며 환한 미소를 지어 눈길을 끌었다. 최 부총리가 “아, 드디어”라며 웃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은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덕담을 건넸다.
기재부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오찬 간담회에 앞서 한 총리와 20분간 티타임을 갖고 국정 현안을 공유했다. 최 부총리의 권한대행 업무를 보좌했던 ‘업무지원단’도 이날부로 해산 절차에 들어갔다. 외교부·국방부 등 타 부처 파견 공직자를 비롯해 기재부 내 겸직 발령 등 20여명 지원단이 모두 원대 복귀한다.
최 부총리는 향후 민생경제 회복, 통상 대응 등 경제 현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25일 오전 국무회의 참석에 이어 공급망안정화위원회 주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다음 달 예정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도 참석해 한국 경제의 대외신인도 회복에 나설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생경제 회복 등의 현안에 더 전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이 추진 중인 ‘탄핵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 권한대행의 직무 복귀와 별개로 최 부총리 탄핵소추안이 추후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된다면 헌재가 탄핵 여부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까지 모든 직무가 정지된다. 최 부총리는 한 권한대행 복귀 후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는 맡은 바 직무를 다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부총리 부재 시) 1차관이 직무대행을 할 수밖에 없어 장관급 회의가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