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신영철(61·사진)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프로배구 감독 최다승 기록을 보유한 신 감독은 지금까지 맡은 팀을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올 시즌 부진했던 OK저축은행의 반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OK저축은행은 24일 역대 네 번째 사령탑으로 신영철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다년간의 지도자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구단 리빌딩에서도 여러 차례 능력을 입증한 신 감독을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프로배구에서 20년 경력을 쌓은 잔뼈 굵은 지도자다. 200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의 지휘봉을 쥐고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 등을 이끌었다. 523경기에서 296승 227패를 거둬 V리그 역대 감독 최다 경기 출장,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휘했던 팀을 전부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는 성과를 내며 ‘봄배구 전도사’로도 불렸다. 다만 지난해 우리카드 감독으로 팀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업셋을 당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아야 했다.
당시 업셋의 아픔을 안겼던 OK저축은행에서의 감독 복귀가 전화위복이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주어진 과제가 많다. 일단 올 시즌 최하위에 머문 OK저축은행의 부진과 선수단 내에 쌓인 패배의식을 털어내야 한다.
OK저축은행은 전임 오기노 마사지 감독 체제에서 첫 시즌 준우승을 일궜지만 이번엔 7승만 거두는 데 그쳤다. 성적에서의 반등과 함께 신 감독만의 배구 색깔을 입히는 것도 중요하다. OK저축은행이 전임 감독 체제에서 범실을 줄이고 수비 시스템을 정립했다면, 신 감독은 세터 육성을 통한 리빌딩에 특화되어 있다.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통했던 신 감독은 지난 소속팀에서도 한선수, 한태준 등 걸출한 세터 자원을 여럿 키워낸 바 있다. 당장 오기노 감독 체제에서 잘 쓰이지 못했던 세터 이민규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이민규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팀 내 최고 연봉자이지만 부상 후 전성기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