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봉황동 유적서 1600년 전 명품 칠기 확인

입력 2025-03-25 01:23
사진=연합뉴스

금관가야의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김해 봉황동 유적 일대에서 명품급 옻칠 그릇(사진)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김해 봉황동 유적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목 부분이 길고 가느다란 형태의 옻칠 두형(豆形) 그릇 15점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봉황동 유적에서 이런 형태의 칠기가 발견된 건 처음이다. 옻칠 두형 그릇은 창원 다호리 유적과 경북 성주 예산리, 포항 성곡리 목관묘(木棺墓·널무덤) 등 무덤을 중심으로 나온 바 있지만, 이처럼 양호한 상태로 15점이 한 번에 나온 것은 이례적이다.

옻칠 그릇은 오리 나무류를 사용해 접시 부분과 굽다리 부분을 일체형으로 제작하고, 옻나무에서 채취한 천연 수액을 발라 완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닥 부분에는 녹로(물레)를 고정한 흔적이 남아 있어 그릇을 만들 때 돌려가며 작업하는 ‘회전 깎기’ 기술이 오래전부터 있었던 파악됐다.

발굴을 진행한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측은 “목이 긴 옻칠 제기는 주로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에 한정돼 최상위 위계의 무덤에서 나왔다”며 의례 유물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옻칠 그릇은 약 1600년 전인 5세기 무렵, 대규모 토목 공사를 거쳐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지층 아래에서 배수로 혹은 도랑으로 쓰인 흔적과 함께 발견됐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