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자조론’의 저자 새뮤얼 스마일스는 말한다. “생각을 심으면 행동을 낳고, 행동을 심으면 습관을 낳고, 습관을 심으면 성격을 낳고, 성격을 심으면 운명을 낳는다.” 일상 속 서점 가판대만 지나가도 습관이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자기계발서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유의미한 변화를 이끄는 습관의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국민일보는 DNA 미니스트리(대표 김은호 목사)와 함께 세상과 구분되지 않는 현재를 바꿔 가는 ‘습관 개척자’들을 3회에 걸쳐 조명했다. 프런티어 패밀리, 처치, 워크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각각 가정과 교회, 일터에서 거룩한 변화의 마중물을 붓고 있는 이들의 모습에는 분명한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영적인 습관을 만들어 보려고 시도는 했지만 실패했던 과거를 딛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습관 만들기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여기엔 거룩한 습관이 필요하다는 시대 의식을 바탕으로 한 홀리 해빗 무브먼트가 중요한 도구로 쓰였다. 지난 20일 ‘미주 디아스포라 다니엘기도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는 김은호 목사와 줌(Zoom) 인터뷰를 통해 프런티어들의 오늘과 내일을 들어봤다.
-우리 사회와 교회의 현실을 비춰봤을 때 거룩한 습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첨단 기술이 일상을 지배하고 급격한 변화를 이끌어가는 시대에 성도들이 흔들리지 않는 신앙을 갖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성경 속 다니엘이 가진 영적 DNA와 거룩한 습관에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영성’이라고 하면 거창하고 대단한 것부터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성도 중에서도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짧더라도 성경 한 구절 암송해보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감사할 제목들을 떠올리며 기도하는 습관만으로도 여러 가지 가치관이 충돌하는 일상을 살아내며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지난 1월 거룩한 신앙 습관의 필요성을 선언하며 ‘홀리 해빗 무브먼트’의 프런티어 모임을 시작했다.
“현재 프런티어 패밀리는 20가정, 처치는 전국 5곳, 워크플레이스(신우회) 10곳 정도가 21주간의 거룩한 습관 만들기를 진행하고 있다. 작은 시작이다. 하지만 엘리야가 보았던 손바닥만 한 작은 구름처럼(왕 18:44) 하나님께서 작은 것으로부터 큰 역사를 이룰 것이라 믿는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도전을 주고 영적 지경을 넓힐 것이라 생각한다.”
-1년여 전 한국교회에 청장년을 위한 ‘홀리 해빗 무브먼트’ 교재를 소개한 이후 전 세대가 21가지 주제로 다니엘의 영적 습관을 경험하고 나눌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마련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무엇이었나.
“그동안 성도들이 지식을 쌓는 성경 공부에 비해 성경적인 기도 습관, 삶에 적용하는 감사 습관을 훈련하는 것엔 몰입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극심한 혼란이나 자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찾아오면 쉽게 무너져 버리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홀리 해빗 무브먼트’ 콘텐츠를 제작할 때 풍성히 나눌 수 있도록 질문 거리를 하나하나 섬세하게 준비했다. 성경에 관한 정보와 지식보다는 자신의 일상을 내려놓고 타인의 일상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물꼬를 터주는 문장들이 많은 이유다. 그렇게 교재가 인솔자의 역할을 하고 한 사람이 변화를 보이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건강한 습관이 체화되도록 한 것이다.”
-가정과 교회, 일터에서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가고 있다 해도 그 지속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조언을 해주자면.
“맛있다고 많이 먹으면 체한다. 아침에 눈 떴을 때 성경 암송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매주 다른 구절을 암송하려고 하면 오래 못 간다. 목회자인 나만 해도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16)라는 구절을 수년간 암송했다. 그러고 나서 조금씩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것이다. 습관을 지속한다는 것은 익숙해진 상태를 조금씩 강화하는 것이다. 아이들에겐 30초 기도도 쉽지 않다. 조금씩 강화하다 보면 농익어가는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홀리 해빗 무브먼트’의 21가지 주제를 한 번씩 모두 훈련했다면 좀 더 강화하고 싶은 세 가지 주제, 또는 다섯 가지 주제를 정해서 심화 과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홀리 해빗 무브먼트’의 비전은.
“단순한 신앙 훈련을 넘어서 한국교회의 체질을 변화시키는 운동으로 확장해 나가길 바라고 있다. 특히 직장은 가정, 교회에 비해 비기독교인과의 접점이 훨씬 많은 공동체다. 신우회 소속 직원들이 일터의 건강성을 높이고 직장 안에서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한다면 사회 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이 발전했기 때문에 종교가 필요 없는 시대’라는 얘기가 팽배한 현실이다. 수시로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시대에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것은 거룩한 습관뿐이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