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장관 “내달 상호관세 발표 시 車·반도체 등 개별관세도 함께 발표될 듯”

입력 2025-03-23 18:56 수정 2025-03-23 23:58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 간 협력 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발표 시 자동차 반도체 등에 대한 개별관세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상호관세의 경우 당장 면제를 얻어내기 어렵다고 보고 지속적인 협상을 강조했다.

안 장관은 23일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4월 2일 상호관세 부과와 함께 (자동차·반도체 등 개별 품목에 대한) 여러 관세들이 같이 나올 거라 생각하고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다”면서 “우리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비관세 문제 등에 대해 한국이 범정부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여러 가지 대응들에 관해 설명했다”며 “관세 부분에 대해서 그간 잘못 이해하고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상당 부분 (인식의) 개선이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지난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등과 통상 및 에너지 분야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난달 26~28일 트럼프 신행정부 출범 후 미국을 처음 방문한 지 약 3주 만이다. 안 장관은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있어 한국이 ‘우호적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다만 당장 상호관세 면제는 힘들 것으로 봤다. 그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대부분의 국가는 관세 조치 대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감국가 지정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 양국은 지정 해제에 대해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한·미 양국이 절차에 따라 조속히 (민감국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사업에 대한 한국의 참여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대만중앙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 국영 석유 기업인 대만중유공사(CPC)가 지난 20일 타이베이에서 미국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및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함께 ‘필참 대상’으로 꼽은 일본은 이미 지난달 이시다 시게루 총리 입으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그간 한국 정부는 경제성부터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만의 참여로 한국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24일엔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방한해 투자를 요청할 계획이다. 안 장관은 “알래스카 상황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세종=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