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에 챔피언 탈환… ‘복싱 전설’ 포먼 별세

입력 2025-03-24 01:21
조지 포먼이 1994년 1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이클 무어러를 상대로 10라운드 KO 승을 거두며 최고령(45세) 헤비급 챔피언으로 등극하던 순간. AFP연합뉴스

무함마드 알리, 조 프레이저와 함께 1970년대 복싱계를 호령했던 조지 포먼이 향년 76세로 별세했다. 특히 포먼은 1차 은퇴 후 목회자의 삶을 살다가 링에 복귀해 최고령 헤비급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포먼의 가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포먼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한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1949년 1월 미국 텍사스주에서 태어난 포먼은 홀어머니 밑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학교를 중퇴하고 강도 짓을 하며 경찰서를 들락날락하던 문제아였다. 그의 인생은 16세 때 직업 학교에서 복싱 코치를 만나면서 바뀌었다. 복싱 입문 3년 만에 포먼은 1968년 멕시코시티올림픽 헤비급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그는 “경찰을 피해 숨어다니던 내가 구출됐다. 직업 학교 프로그램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1974년 10월 30일 자이르(현 민주콩고) 킨샤사에서 열린 포먼(오른쪽)과 무함마드 알리의 세기의 대결. AFP연합뉴스

포먼은 프로로 전향한 이후 무패 행진을 달렸다. 정점은 1973년 알리에게 첫 패를 안긴 프레이저를 상대로 ‘2라운드 KO승’으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시기다. 하지만 40연승 무패의 포먼은 이듬해 자이르(현 민주콩고) 킨샤사에서 열린 알리와의 ‘세기의 대결’에서 패배하며 타이틀을 내려놓고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1977년 지미 영과의 경기에서 판정패한 뒤 쓰러진 포먼은 임사 체험을 하고 딴 사람이 됐다. 복싱을 포기하고 목회자의 길을 걸었다. 번 돈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재산은 바닥났다. 포먼은 자선 사업에 쓸 자금을 모으기 위해 1987년 다시 링에 올랐다. 당시 38세였던 그에게 복싱계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포먼은 복귀 이후 놀라운 기량을 선보였고 1994년 26세의 마이클 무어러를 꺾고 최고령(45세) 헤비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1997년 복싱계를 완전히 떠난 포먼은 다시 교회와 자선 사업으로 돌아갔다. 또 ‘조지 포먼 그릴’을 출시해 사업가로서도 크게 성공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