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140주년을 맞아 장로교와 감리교를 대표하는 교회가 연합의 의미를 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정동제일교회(천영태 목사)가 23일 강단교류 예배를 진행했다. 이상학 목사가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천영태 목사가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말씀을 전했다.
이번 강단교류는 140년 전 부활절, 제물포에 발 디딘 호러스 G 언더우드 선교사와 헨리 G 아펜젤러 선교사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새문안교회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대한민국 최초의 조직교회이며 정동제일교회는 아펜젤러 선교사가 세웠다.
이 목사는 정동제일교회 성도들에게 잔치 같은 삶을 누리며 살 것을 권면했다. 그는 가나의 혼인 잔치를 예로 들고 “예수님과 함께하는 인생은 기쁨이 충만한 잔칫집 같은 여정”이라며 “교회는 웃고 먹고 마시고 행복해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이 혼인 잔치에 함께 계셨지만 포도주가 떨어지는 불행이 생긴 것은 예수님이 주인이 아니라 손님으로 계셨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이 주인이 되시고 종들이 그의 말을 따르자 물이 포도주로 변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우리도 예수님의 뜻을 물으며 평범한 삶이 기쁘고 소망이 넘치게 하자”고 격려했다.
천 목사는 ‘선을 넘은 사람들’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사도행전을 인용한 그는 “초대교회 부흥의 역사는 성령을 받은 교인들이 선을 넘었을 때 나타났다”며 “한국 복음화 역시 이방인에게 예수를 전하고자 선을 넘은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물포를 통해 들어온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 땅에 보여준 연합과 일치는 지금의 한국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다”고 안타까워하며 “한국교회가 세를 키우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성령의 이끄심을 받아 선을 넘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성도들은 양 교회가 역사 속에서만 숨 쉬는 교회가 아니라 어려운 대한민국 상황에서 영적 부흥을 이끄는 교회로 기억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예배에 참석한 허광혜 정동제일교회 원로장로는 “10년 전 새문안교회와 강단교류를 했을 때도 은혜가 컸는데 오늘 이 목사님의 말씀도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졌다”며 “예수님을 삶의 주인으로 모시는 크리스천으로서 이 어려운 상황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민지 새문안교회 성도는 “강단교류를 하며 ‘내 교회’ 중심이었던 생각이 ‘한국교회’ 전체를 보는 시각으로 바뀌었다”며 “교회와 교단이 다르더라도 서로 사랑하며 함께 믿음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두 교회의 연합사역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오는 30일 정동제일교회에서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한국에서 꿈꾼 하나님 나라’를 주제로 연합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박용미 박윤서 기자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