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다양한 형태의 감옥에 갇혀 살아갑니다. 죄의 굴레에 매여 있는 것은 물론이고 불안과 염려, 증오와 분노라는 감옥에서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로마 감옥에 갇혀 있음에도 기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재판 결과에 따라 사형을 당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로마 교도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감당했습니다. 도대체 바울이 전한 복음은 무엇이기에 감옥조차 그의 기쁨을 빼앗지 못했을까요. 사업의 어려움을 겪을 때나 해고의 위기에 처할 때, 건강 문제로 두려움이 엄습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믿는 사람들도 믿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외쳤던 기쁨을 우리도 소유해야 합니다. 어떻게 기뻐할 수 있을까요.
첫째 사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의 상황이 아닌 사명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형제들아 내가 당한 일이 도리어 복음 전파에 진전이 된 줄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빌 1:12)고 고백하며 감옥에 있는 시간조차 복음 전파를 위한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는 사명을 기억했기에 감옥에서도 ‘도리어’의 기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는 복음을 변증하기 위해 세우심을 받은 것”(빌 1:16)임을 깨닫고 사랑으로 사명을 완수했습니다.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을 실천하며 사명을 감당할 때 바울이 누렸던 기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둘째 그리스도의 종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을 시기하고 다툼으로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어떤 동기로 전하든 그리스도가 더욱 전파되는 것 자체를 기뻐했습니다. 그는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갈 1:10)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인생이 하나님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도 사람의 평가보다 하나님 앞에서의 사명을 우선해야 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예수 그리스도가 전파되는 것을 가장 기쁘게 여기는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신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셋째 고난 속에서 주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을 묶고 있는 쇠사슬이나 감옥의 차가운 벽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는 빌립보 교인들을 기억했습니다. 그는 고난이 하나님을 더 간절히 찾게 만드는 기회라는 사실을 알고 이를 믿었습니다. 고난은 우리를 성숙하게 만듭니다. 고난은 하나님께 나아가게 하는 도구가 됩니다. 결혼을 통해 축복과 평안을 얻듯 그리스도와 연합한 신부로서의 삶에는 고난이라는 약혼 예물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고난은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 바로 그 순간이 하나님의 역사하심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고난 속에 있습니까. 사도 바울처럼 그리스도로 인해, 그리고 그리스도를 통해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김시진 목사(인천 용현동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인 용현동교회는 교회 부설 기관인 한국용현봉사회를 통해 다양한 섬김 사역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마을 청소와 주차장 개방, 악기 교실 운영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는 무료 생수 나눔과 워터슬라이드 개방을 통해 지역 사회에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있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노안경 무료 나눔, 다음세대를 위한 행복 축제와 장학금 전달, 소외계층을 위한 쌀·라면·성금 지원 등을 통해서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