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4년마다 열리는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 패럴림픽과 청소년올림픽을 개최하고 주관하는 국제기구로 1894년 설립됐다. IOC의 대표인 위원장은 어느 나라에 입국하든 국가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고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적으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오는 6월 이후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IOC 새 위원장으로 아프리카 짐바브웨 출신의 여성인 커스티 코번트리(41)가 선출됐다. 코번트리는 20일(현지시간) 그리스 코스타 나바리노에서 열린 제144차 IOC 총회에서 제10대 위원장으로 당선됐다. 그는 현 위원장인 독일의 토마스 바흐를 이어 IOC를 이끌게 된다. 임기는 8년이며, 한 차례 4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12년간 일할 수 있다.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은 2004 아테네올림픽과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여자 배영 200m를 연속 제패한 올림픽 챔피언 출신이다. 올림픽 메달 7개(금 2·은 4·동 1)를 땄으며 2012년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후 2023년 IOC 집행위원이 됐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는 두 번째 IOC 위원장이다. 전임 바흐 위원장이 첫 번째인데 그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펜싱 남자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다.
코번트리는 여성 최초이자 아프리카 대륙 출신 최초로 IOC 위원장이 됐다. 7명의 후보가 출마해 난전이 예상됐으나 1차 투표에서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코번트리는 같은 40대인 유승민(43) 대한체육회장과 2016년부터 4년간 함께 IOC 위원으로 활동하며 우의를 다진 바 있다. 전북이 도전장을 낸 203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은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이 주도할 IOC 총회에서 투표로 결정되는데 두 사람의 인연이 힘이 될 수 있을까. 당선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1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이기흥 전 회장을 꺾었던 유 회장이 코번트리 신임 위원장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두 번째 올림픽 개최를 일궈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승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