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경영 전략을 공개했다. 국제 무역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심화한 환경이지만 올해도 전년 대비 성장을 목표로 앞세웠다. 권역별 최적화 전략, 전기차 리더십 강화, 혁신, 글로벌 전략적 협업 등의 구체적인 전략을 직접 설명했다. 이날 현대차그룹 첫 여성 사내이사도 선임됐다.
무뇨스 사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제57기 정기 주총에서 “새로운 규제, 고객 선호 변화, 공급망 차질 등의 산업 환경에도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현대차 DNA”라며 “전례 없는 불확실성에서도 기회를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이 직접 밝힌 전략은 5가지로 요약된다. 일단 미국·유럽·중국·중동 등 권역별 최적화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고 했다. 미국 조지아 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의 생산 확대, 유럽에서 아이오닉9 등 전기차 신모델 출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중동 생산기지 구축 등의 전략을 설명했다.
전기차 리더십 강화도 약속했다. 지난해 현대차는 향후 10년 동안 900억 달러(약 120조원)를 투자해 신형 전기차 21종 등 글로벌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충전 네트워크 아이오나를 통해 향후 5년간 3만기 충전소 설치 등 인프라 확충 계획도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더 큰 규모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품과 서비스 혁신에 대한 발언도 눈에 띈다. 무뇨스 사장은 “고품질, 안전 중심, 친환경 차량을 개발하고 제품 리더십 유지를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본원의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 웨이모, 제너럴모터스(GM) 등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 확대도 언급했다. GM과는 차량개발과 공동구매를, 웨이모와는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젖ㄱ용하고 자율주행 서비스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설명했다. 무뇨스 사장은 상품과 서비스 혁신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 아이오닉9, 신형 팰리세이드, 넥쏘 후속모델 등 10개 신규 상품을 출시한다고 전했다. 미국 아마존 오토스(Amazon Autos)를 통해 온라인 판매 확대도 언급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의 안건이 원안대로 처리됐다. 사내이사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재선임됐고, 진은숙 현대차 ICT 담당 부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진 부사장은 현대차 최초 여성 사내이사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43%로 높아졌다. 사업 목적에 ‘수소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과 부대사업 등도 추가됐다.
무뇨스 사장은 “우리의 일하는 방식인 ‘현대 웨이’(Hyundai Way)를 수립하고, 효과적인 사업 운영과 글로벌 조직 간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