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살릴 ‘유커 모시기’… 3분기부터 한시적 비자면제

입력 2025-03-20 18:49 수정 2025-03-20 23:47

정부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의 무비자 입국을 오는 3분기부터 한시 허용한다.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한국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을 사상 최초로 허용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중국 관광객의 입국 문턱을 낮춰 관광·내수 활성화에 나선다는 취지다. 최근 훈풍을 탄 한·중 관계의 흐름을 이어가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주재로 경주에서 열린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방한관광 시장 글로벌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국민 여론 수렴을 거쳐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유커에 대한 한시 비자면제 시행 계획을 다음 달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가 유커에 대해 전면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중국 관광객은 제주도에 한해 30일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하다. 지난해 방한 관광객 1637만명 가운데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2.3배 늘어난 460만명(28.4%)으로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유커가 100만명 늘면 국내총생산(GDP)이 0.08% 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고 추산한다. 정부는 이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하고, 5~6월에는 현지 업계 설명회도 연다는 계획이다.

유커 무비자 입국 한시 허용은 중국이 지난해 11월 한국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무비자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힌 데 따른 화답의 성격도 있다. 이번 발표로 조만간 일본 도쿄에서 열릴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양국이 편리한 조치를 도입함으로써 양 국민이 더 자주 왕래하고 더 친밀해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정부는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1선 도시를 대상으로는 20~30대 개별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2·3선 도시의 경우에는 스포츠·미식·뷰티 등 테마형 관광 상품을 개발해 단체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관광객에 대해서도 기존 방한 핵심층인 20~30대 여성 외에 남성은 패션·스포츠, 중장년층은 미식·자연 등으로 맞춤형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경북 지역 관광도 중점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K푸드·K뷰티·K콘텐츠 등 ‘한국의 모든 것(K-everything)’을 관광 자원화한 체험형 관광 상품도 마련한다. 최 권한대행은 “관광 수출 성장을 도모해 내수를 견인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양민철 기자, 이광수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