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뱅주의는 익히 들은 이름인데 신칼뱅주의(Neo-Calvinism)는 조금 낯설다. 국내에선 ‘개혁 신학’이란 용어는 자주 사용하지만, 칼뱅주의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신칼뱅주의는 더더욱 그렇다. 책은 이들이 표방하고 제시하는 개혁 신학을 중심으로 쓴 책이다.
지난 20여년 사이 영어권에서 네덜란드 신학자 아브라함 카이퍼와 헤르만 바빙크 연구 붐이 일어났다. 미국 캘빈신학교 조직신학 교수인 존 볼트 박사의 수고와 역할이 크다 할 수 있다. 카이퍼와 바빙크를 영어권에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한 학자이기 때문이다.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네덜란드에선 특별히 이들을 연구하는 학문적 대세는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에 이민 온 네덜란드의 개혁 신학 후예에겐 카이퍼나 바빙크는 결국 잊어서는 안 될 신학적 족장이었다. 캘빈대 등 네덜란드 개혁파 목사가 세운 대학교나 여기서 가르치는 학자들, 리처드 마우나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앨빈 플랜팅가 등은 죄다 ‘카이퍼리안’이다. 카이퍼와 바빙크는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 와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바빙크의 신학 연구가 최근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든버러대에는 제임스 에글린턴이 가열차게 바빙크 연구에 몰두한다. 그의 지도로 바빙크를 연구해 박사 학위를 얻는 두 신진 학자가 있으니 이들이 책의 공저자 코리 브록과 나다니엘 수탄토다.
국내에서 신칼뱅주의에 관심을 둔 학교나 학생, 목사나 교수가 얼마나 있을까. 아마 매우 제한적일 것 같다. 기독교 대학에서 특별히 카이퍼의 사상에 관심이 끌리는 이들이 신칼뱅주의에 흥미를 느껴봄 직하다. 개혁 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특히 바빙크에 관심이 있을 것이다. 아마 총신대나 고신대, 합신대나 백석대 신학생 일부가 이 책에 호기심이 있을 것 같다.
젊은 두 저자는 신칼뱅주의라는 우산 아래 ‘칼뱅주의와 신칼뱅주의’ ‘보편성과 현대’ ‘계시와 이성’ ‘하나님의 형상과 타락’ ‘일반 은총과 복음’ ‘교회와 세상’ 등의 신학적 주제를 개괄적으로 다룬다. 신칼뱅주의 개론서이자 안내서로 역할을 잘하는 책이다. 나 역시 아주 오래전 미국 캘빈대와 캘빈신학교에서 공부했고 이후엔 네덜란드 자유대에서 수학했기에 카이퍼리안으로서 몇 자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