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MBK파트너스 검사 개시… 이복현 “삼성SDI 유상증자 지지”

입력 2025-03-20 00:13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브리핑룸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우리금융과 홈플러스, 상법개정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홈플러스의 기습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국내 사모 펀드가 금감원 검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다. MBK는 사전에 기업회생을 계획하고도 투자금을 조달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떠넘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MBK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며 “불공정거래 조사도 함께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홈플러스의 신용등급 하락 인지 시점과 회생 신청 계획 시기를 중심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MBK는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하락할 것을 알고도 회생 신청 직전까지 채권을 발행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총 5949억원이다. 금감원은 특히 개인투자자 피해가 큰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과 관련해 주관사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에 대해서도 검사를 진행 중이다.

이 원장은 한국경제인협회 등이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의 개정 상법에 반대하는 데 대해서는 “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제 모든 것을 걸고 험한 길에 나서고 있다”며 “반대하는 분들은 무엇을 걸 것이냐”며 강하게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경협에 토론을 제안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여당의 상법 개정 재의요구권 건의에) 직을 걸고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 유상증자에 대해 그는 “신속하게 심사해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돕겠다”며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발표한 이니셔티브를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 등을 봤을 때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으나 주주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그룹의 동양·ABL생명 인수 건에 대해 이달까지 금융위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는 방침도 밝혔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