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출근하고 아빠는 밀린 집안일을 시작한다. 빨래를 정리하고 설거지까지 마친 뒤 딸과 아들의 아침밥도 차린다. 남매는 아빠의 고생을 아는지 모르는지 밥 먹다 말고 티격태격이다. 아빠 눈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더니 눈썹 사이에서 화난 비가 내린다. 입에서는 잔소리 돌풍도 몰아친다. 남매의 눈에서는 눈물이 툭, 툭 떨어진다. 이제는 아빠의 얼굴에 검은 먹구름이 핀다. 구름과 함께 아빠는 사라진다.
남매의 눈물이 폭풍처럼 쏟아진다. 와이셔츠를 비롯한 빨랫감 친구들이 남매와 손을 맞잡는다. 먹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간 아빠를 발견하고 힘껏 끌어당긴다. 그래도 여전히 아빠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있다. 빨랫감 친구들과 함께 아빠를 태우고 하늘을 날자 조금씩 먹구름이 조금씩 걷힌다. 그리고 도착한 야구장. 아빠의 얼굴은 환해진다. 남매는 외친다. “작전 성공.” 날씨처럼 변하는 감정을 어린이의 시선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