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가 일본제철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자산 유동화에 나선다. 본업인 철강 사업 침체와 2차전지 소재 사업 부진 속에서 비핵심 자산 정리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일본제철 주식 약 4678억원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장기지분증권인 일본제철을 매각하기로 하고 해당 지분증권의 4677억9600만원 전액을 매각 예정 자산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매각 대상은 일본제철 주식 1만5699주로, 전체 지분의 1.5%에 해당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은 현금 확보 등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해 양사 상호 협의 하에 이뤄졌다”며 “아직 매각 시기와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와 일본제철은 1968년 포스코 설립 당시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포스코는 일본제철의 기술과 자본 지원을 받아 포항제철소를 건설했으며, 일본제철은 제철소에 기술자를 파견했다. 이후 포스코가 독자적인 기술 연구·개발(R&D)을 통해 글로벌 철강사로 성장한 뒤에도 양사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번 거래로 지난 25년간 이어진 양사 간 지분 관계는 마무리될 전망이다. 양사는 2000년 8월 처음으로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후 2006년 10월 전략적 제휴 심화와 주식 상호 추가 취득에 관한 계약을 추가로 맺으며 상호 간 일정 비율의 지분을 보유해왔다. 앞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9월 미국 US스틸 인수를 추진하며 보유하던 포스코홀딩스 지분 3.42%(289만4712주)를 전량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약 1조100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지분은 정리하지만 전략적 제휴 관계는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일본제철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갱신한 상태”라며 “탄소 중립을 비롯한 주요 이슈 및 현안 공유, 양사 간 기술 교류 등은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홀딩스의 이번 결정은 포스코그룹의 양대 축인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사업이 동반 부진한 상황에서 유동성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3일 실적 컨퍼런스에서 올해 말까지 61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45건의 사업과 자산을 매각해 현금 6625억원을 창출했으며, 올해 61건의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백재연 기자 energ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