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최 대행에 “몸 조심하라”… 與 “테러 선동하나”

입력 2025-03-19 18:45 수정 2025-03-20 00:04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 광화문 민주당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를 향해 “몸 조심하라”고 말했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행위는 중범죄에 해당돼 누구든 최 권한대행을 체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제1야당 대표가 대통령 직무를 수행 중인 ‘임시 행정수반’을 직접 겨눠 ‘몸 조심’ ‘체포’ 등 위협적 발언을 한 것이다. 여당은 이를 “테러 선동”으로 규정하며 이 대표를 맹폭했다. 대통령경호처는 돌발 상황에 대비해 최 권한대행 경호 수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서울 광화문 천막농성장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 후보자 불임명은)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중(重)직무유기”라며 “최 권한대행은 지금 이 순간도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현행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통령도 헌정질서를 파괴할 때는 현직이어도 처벌하게 돼 있다. 국민 누구든 현행범으로 최 권한대행을 체포할 수 있는 것”이라며 “몸 조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 대표가 광화문 현장에 등장한 건 지난 12일 이후 일주일만이다. 이 대표는 ‘암살 위협설’이 제기된 이후 외후 일정을 최소화했으며, 이날도 경찰의 신변 보호 조치를 받으며 이동했다. 방탄복도 착용한 상태였다. 이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최 권한대행을 겨눠 거친 말을 토해낸 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지연에 따른 초조함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여권은 거세게 반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협박하는 것도 아니고 정치를 너무 천박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IS(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같은 테러리스트가 한 말이 아닌지 착각했다”며 “권한대행에 협박을 가했으니, 이 대표는 내란선동죄의 현행범”이라고 직격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본인 재판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 위기에 처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동환 정우진 송경모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