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셀트리온 vs 삼성바이오·한미… 골다공증 복제약 경쟁

입력 2025-03-20 00:32

국내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양대 업체인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각각 전통 제약사들과 손잡고 1800억원에 이르는 골다공증 치료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치료제 개발·임상 역량을 가진 바이오시밀러 업체와 국내 영업·마케팅에 강점을 가진 제약사 간 연합으로 시장 점유율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19일 셀트리온제약의 골다공증 치료제 ‘스토보클로’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다. 스토보클로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프롤리아(성분명 데노수맙)의 국내 1호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프롤리아는 폐경 후 여성의 골 손실을 방지하고 골절 위험을 낮추며 암 환자에서는 뼈 전이를 억제하고 골 구조를 보호해 합병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약 6조5000억원에 이르며 국내 시장 매출 규모는 아이큐비아(IQVIA) 집계 기준 약 1749억원에 달한다. 제조사인 암젠은 2017년 국내 출시 때부터 종근당과 공동 판매에 나서고 있다. 이달 특허가 만료돼 해당 시장을 노리는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프롤리아와 동등성을 입증한 스토보클로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28%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1회 주사로 6개월간 효과가 유지돼 1주에서 길게는 3개월 주기로 투여해야 하는 다른 치료제 대비 투약 주기도 짧다. 또 주사 후 자동으로 주사침이 몸통 안으로 숨겨지는 등 기존 제품보다 개선된 설계를 적용해 의료진과 환자의 편의·안전성을 강화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환자들이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시간·경제적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며 “동시의 의료진의 환자 관리 부담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영업·마케팅 네트워크를 보유한 대웅제약은 셀트리온제약과 함께 스토보클로의 전국 종합병원 및 병·의원 공동 판매에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한미약품도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프로젝트명 SB16) 공동 판매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개발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품의 생산·공급을 담당하고 양사가 함께 국내 마케팅·영업 활동에 나선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국내에서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며 연내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지난 2월 허가를 획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약 위주로 제약사 간 국내 영업·판매를 위한 연합 전선이 구축돼 왔지만 이제는 바이오시밀러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며 “각 분야에 강점을 가진 업체 간 협력 시너지로 오리지널약에 대한 선호가 강한 국내 시장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