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디딤돌 캠페인 3년차… 멘토링 넘어 ‘사회적 가족’ 만드는 데 초점

입력 2025-03-19 23:09

2022년 여름 자립준비청년들의 잇단 극단적 선택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국민일보는 단순 사건 보도에 그치지 않았다. 30여명의 자립준비청년을 만났고 그들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 정서적 고립, 시설에서 겪었던 트라우마 등 다각도로 원인을 분석했다. 해외 취재와 전문가 포럼을 통해 구조적인 문제도 짚었다. 기획 시리즈의 결론이자 해법은 ‘기댈 수 있는 어른과 사회 제도’였다.

자립을 꿈꾼 아이들이 결국 고립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했다.

국민일보는 2023년 삼성과 함께 ‘자립준비청년에 희망디딤돌을’ 캠페인을 시작했다. 10년 전부터 임직원들의 아이디어와 기부로 자립준비청년에게 주거 지원를 해왔던 삼성은 최적의 파트너였다. 정치권, 공공기관, 교회, 학계, 비정부기구(NGO)의 주요 인사가 참여한 캠페인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첫 사업으로 삼성 임직원과 교회 성도가 멘토로 참여하는 ‘디딤돌가족’을 출범시켰다. 만 18세가 돼 보호가 종료된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지지 체계를 만들어주자는 취지였다. 또 실질적 자립을 돕기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인 ‘삼성희망디딤돌 2.0’을 함께 진행했다.

캠페인 2년 차인 지난해에는 코칭 전문 강사진인 한국코치협회가 디딤돌가족에 참여해 멘토링의 전문성을 높였다. 삼성희망디딤돌 2.0 직무 교육에는 온라인 광고·홍보, 중장비 운전, 애견 미용, 네일아트 등을 추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자립준비청년 중에는 멘토링 기간이 끝난 뒤에도 디딤돌가족 멘토에게 연애, 취업, 미래 고민 등을 상담하며 인연을 이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디딤돌가족 멘토로 참여한 A씨는 “멘티의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시험 준비를 열심히 도와줬는데 멘티가 원하는 곳에 취업해 정말 기뻤다”면서 “요즘도 사회초년생인 멘티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캠페인의 선한 영향력은 확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자립 이후 되돌아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사연을 국민일보 보도를 통해 접한 후 재입소가 가능하도록 아동복지법을 개정했다. 국회에선 자립준비청년 고용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법안(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잇따라 발의됐다. 지방자치단체는 자립준비청년 지원금을 속속 인상했고, 금융권과 대기업이 지원 프로그램을 앞다퉈 마련했다.

희망디딤돌 캠페인은 어느덧 3년 차를 맞았다. 올해 캠페인은 디딤돌가족이 멘토링을 넘어 자립준비청년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지지 기반인 ‘사회적 가족’이 되는 데 우선순위를 둘 방침이다. 지원 범위도 확대한다. 사단법인 야나와 한국교회, 그리고 삼성이 협업해 시설의 보호을 받고 있는 예비 자립준비청년 대상 돌봄과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진행한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