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원전 수출 협상에서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꼽히는 한국형 원전의 ‘설계 기술’이 재조명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이 유럽 시장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반석이 됐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20일 한전기술에 따르면 2023년 3월 유럽사업자 인증을 따낸 한국형 원전 APR1400 노형 표준설계는 준비 기간만 4년이 걸렸다. 신규 노형 안전등급 결정을 위해서는 100여명의 설계 엔지니어가 투입돼 1년여의 시간 동안 공을 들였다. 유럽사업자 인증없이는 입찰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설계 부문에서의 각종 노력은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일조하며 입찰 과정에서 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도 일조했다.
국내에서도 이 설계 기술은 보탬이 되고 있다. 한전기술은 현재 새울 3·4호기와 신한울 3·4호기 종합 설계 및 원자로 계통 설계를 수행 중이다. 이 중 신한울 3·4호기가 지난해 원자력안전위원회 건설 허가를 신속히 받을 수 있었던 데는 이 설계 기술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다. 신한울 3·4호기가 지난해 10월 착공하면서 원전 생태계도 한층 빠른 속도로 복원되고 있다.
한전기술은 해상풍력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전기술 등 관계기관은 제주 한림읍 해역에 국내 최대 규모인 총 5.56㎿ 용량의 해상풍력발전(18기) 설치 사업을 지난달 종합 준공했다. 덕분에 전력 공급과 함께 연간 12만t에 육박하는 탄소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각종 실적은 재무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한전기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수직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