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대 무선 이어폰에 음질도 ‘굿’… 노이즈 캔슬링은 아쉬워

입력 2025-03-19 23:33 수정 2025-03-19 23:33

10만원대 중저가 무선 이어폰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전통의 강자인 소니, JBL, 갤럭시 버즈 FE 시리즈가 굳건히 자리를 잡은 가운데 애플이 지난해 처음으로 10만원대 에어팟 모델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여기에 LG전자도 가세해 ‘엑스붐 버즈’를 출시했다.

지난 3일부터 2주일 동안 엑스붐 버즈를 체험해봤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안정적인 착용감이었다. 날개를 형상화한 윙팁을 귓바퀴에 밀착해 사용하면 한 시간 동안 달리기를 할 때도 이어폰이 빠질까봐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장시간 착용에 피로감이 느껴지면 윙팁을 빼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엑스붐 버즈는 진동판(음성 전류를 소리로 바꾸어 주는 판)에 처음으로 그래핀을 사용했다. 가볍고 강성이 뛰어난 신소재를 통해 더욱 정밀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공식 추천 음악인 켄드릭 라마의 ‘루터(Luther)’를 들어보니 깊이 있는 저음이 깔끔하게 들렸다. 비트가 귀에 쏙쏙 꽂히는 것이 매력인 릴나스엑스의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 엔믹스의 ‘별별별’과 같은 노래도 엑스붐 버즈로 들을 때 기존에 사용하던 10만원대 타사 이어폰보다 풍성하게 들렸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에서는 특별한 인상을 받지 못했다. 조용한 환경에서는 주변 소음을 억제하는 알고리즘이 잘 작동했지만, 지하철에서는 옆 사람의 대화 소리와 같은 소음이 음악을 뚫고 들렸다. 통화 역시 간단한 대답 외에는 상대방이 제대로 듣지 못했다며 되묻는 일이 많았다. 이는 엑스붐 버즈의 성능 문제이기보다는 콩나물 같은 스템형 디자인을 선택하지 않았기에 발생하는 한계로 보인다.

전반적인 사용 편의성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전용 앱을 통해 버즈에 연결된 여러 기기를 편하게 확인하고, 연결할 기기도 쉽게 설정할 수 있었다. 음질 설정, 버튼 설정, 분실 시의 위치 확인 기능은 따로 설명서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었다. LG전자가 그동안 톤프리(TONE Free) 무선 이어폰을 출시해오며 축적한 노하우의 결과로 보였다.

멀티 포인트 페어링 역시 만족스러웠다. 노트북에서 유튜브를 켜서 음악을 듣다가도 스마트폰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면 곧바로 연결이 전환됐다.

엑스붐 버즈는 10만원대 무선 이어폰을 찾는 소비자에게 괜찮은 선택지로 보인다. 훌륭한 음질 전송력과 편리한 사용성에 더해 노이즈 캔슬링 모드에서도 7시간에 달하는 배터리 수명은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도 압도적이다. 엑스붐 버즈의 출시 가격은 14만9000원이다.

윤준식 기자 semip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