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한국교회가 정치 양극화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선교 14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내한 선교사들이 보인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되새기고 연합의 정신을 떠올리며 이웃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나부터포럼(대표 류영모 목사)은 18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이상학 목사)에서 ‘내일의 눈으로 선교 140년을 본다’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한국교회 초기 교회연합운동의 유산’을 발제한 박경수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회들은 1906년 설 연합부흥회와 같은 연합사업을 펼쳤고, 성경과 찬송가를 연합으로 만든 것은 물론 1905년 ‘그리스도신문’도 함께 발행했다”면서 “신학적 차이에 대한 소모적 논쟁에 계속 매달리기보다 교회연합과 일치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럼에는 언더우드가 4대손인 원한석(피터 A 언더우드) 박사를 비롯해 박성규(총신대) 김운용(장신대) 총장과 김영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 이상학(새문안교회) 최봉규(한소망교회) 목사 등 교계 지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나부터포럼 대표 류영모 목사는 “한국교회가 역사와 사회의 중심에 서기는커녕 갈등의 중심에 서 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오늘의 사태에 한국교회는 책임이 없지 않다. 이념을 신앙화했고 정치를 우상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 빛이 되고 희망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교회의 지나온 140년을 조명하고 그 본질을 다시 묻고자 한다”며 포럼 취지를 설명했다.
장신대 박 교수는 물론 소요한(감신대) 한강희(한신대) 허은철(총신대) 교수 역시 강사로 나섰다.
소 교수는 교회가 한국인 삶에 친숙한 한옥에서 시작해 일제강점기에는 ‘항일 민족 운동’ 중심지가 되고 1960년대 이후에는 사회 참여의 공간이 됐던 변천사를 짚었다. 그는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복음을 전하며 이웃을 섬기는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라며 “더 나아가 한국사회의 아픔과 희망을 함께 나누며 소통과 연대하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공간적 의미를 되새기며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세학당을 세워 교육 선교를 펼치고 여성의 교육과 지위 향상에도 관심을 둔 ‘계몽가’ 윌리엄 맥켄지(1861~1895) 캐나다 선교사를 주목한 한 교수는 “한국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맥켄지 선교사처럼 ‘공공성’ ‘성육신성’ 등 선교적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리에게 근대는 어떻게 왔을까’를 주제로 발표한 허 교수는 내한 선교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다시금 나눌 것을 권면했다.
글·사진=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