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담임목사 최종천)가 추진하는 ‘선교사 500가정 연금 지원’ 사업이 4년차를 맞았다. 교회는 지난 9일 낮 예배에서 1년치 연금납부 지원을 위한 헌금을 작정했고 하루 만에 목표 금액을 채웠다.
분당중앙교회 연금 사업 관계자는 1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올해도 예외 없이 성도들의 헌신이 이어졌다”며 “기도와 결단을 통해 이뤄지는 이 사업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다. 선한 구조를 만들고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500가정에서 2000가정으로
500가정을 우선 지원하지만 2030년까지 선교사 1000가정, 농어촌 목회자 1000가정 등 총 2000가정을 지원하는 것이 분당중앙교회의 목표다. 이후 재정 및 운영 상황에 따라 지원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연금 헌금은 한 해도 미수 없이 거의 100% 채워지고 있습니다. 남녀전도회의 바자회 헌금도 연금 기금으로 추가 적립되고 있습니다.”
30년은 개인계좌 연금납부 지원으로, 그 이후는 종신연금 수령을 이루도록 진행된다. 교회 측은 연금 지원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도와준 성도들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땀 흘려 드린 헌금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야말로 교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기금 운용의 지상 목표는 선교사들에게 실질적인 생활 안정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최종천 목사는 “해외 선교사들은 본국에서의 노후 대비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선교지에서 사역을 이어가다가 본국으로 돌아오면 생계가 막막해지는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지원은 단순한 생활비 보조가 아니라 선교사들이 마지막까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돕는 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1차 연금 지원 대상으로 478가정이 연금납부 지원을 받고 있다(연금상품명: KB스타미국나스닥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현 36개월 납입금 360만원 평가액 510만1122원, 41.70% 수익중). 애초 500명이 선정됐으나 일부가 사임이나 귀국 등의 사유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최 목사는 “연금 기금의 목적성을 유지하기 위해 사역 중단 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망이나 와병 등으로 인해 연금을 조기에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는 기금이 단기간에 소진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장기적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30년 준비, 2030년 완성 목표
분당중앙교회 선교사 연금지원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최 목사는 “우리는 30년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25년 동안 준비했다”며 “우리 교회가 추진하는 ‘인류애 실천’ 프로젝트의 하나로 2030년까지 완전한 구조를 갖추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2030년까지 연금 기금을 확보하면 교회는 기금을 바탕으로 법인을 세울 계획이다. 최 목사는 “2050년까지 장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연금납입금 지원이 기계적으로 진행되어 법적·재정적으로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속대로 끝까지 실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연금 조기 지급이 이뤄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기금은 법적 상호 규제를 통해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은 선교사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설계했다. 최 목사는 “선교사가 소천하면 배우자는 연금으로, 자녀는 연금 재원 총액을 일시금으로 상속받도록 설계했다”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이 아니라 헌신한 선교사와 그 가족을 끝까지 보호하는 신앙적 유산으로 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회가 함께하길
최 목사는 분당중앙교회의 연금납부 지원 모델이 한국교회 전체로 확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각 교회의 규모와 재정 상황에 맞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몇 가정이라도 선교사나 농어촌 목회자를 위한 연금납부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한국교회의 선교 지원 구조가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 사업은 우리 교회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교회가 함께할 때 더 많은 선교사가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는 교회들이 단기적 지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선교에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선교사 개인에게 의존하는 선교 방식’은 벗어날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끝으로 최 목사는 “우리 교회는 매년 연금납부 후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속적인 후원이 가능하도록 기도하며 준비할 것”이라며 “한국교회의 연금납부 지원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