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장으로 3초 만에 3D 지도… 차세대 AI 기술 ‘공간지능’ 주목

입력 2025-03-19 00:27
연합뉴스

인공지능(AI)이 3차원(3D)의 물리세계에서 공간적 정보를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인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이 차세대 AI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공간지능은 물체의 위치, 크기, 방향을 파악하고 물리적 공간 내에서 대상들의 관계와 움직임을 인식한다. 사람이 눈으로 본 공간을 두뇌에서 이해하듯 컴퓨터가 AI를 통해 현실세계를 분석한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공간지능을 범용인공지능(AGI)을 달성할 수 있는 중간 단계로 보고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18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리서치는 오는 6월 개최 예정인 컴퓨터비전 학술대회 ‘CVPR’에서 새로운 공간 AI 모델 ‘패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술은 네이버랩스가 보유한 공간 기술 ‘더스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더스터는 지난해 네이버랩스 유럽이 만든 기술로 사진 한두 장 만으로 3초 내에 3D 공간 정보를 생성해낸다. 인간이 공간을 인식하는 수준으로 공간을 재현하기 때문에 결과물에 대한 어색함과 이질감이 없다는 게 특징이다.

공간지능은 공간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복합현실(MR) 등의 기술 고도화에 필수적이다. 자율주행 차량이나 로봇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해 장애물을 피하고, 적절한 길을 찾아나서게 만든 것이 상용화된 사례다.

한 단계 더 나아가면 현실 세계에서 실험하기 어려운 상황들을 가상 공간에서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 된다. 대규모 공간을 3D 모델로 옮겨 여러 조건을 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시티 설립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공간지능에 대한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AI의 대모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학교 교수는 지난해 4월 공간지능을 구축하기 위한 스타트업 월드랩스를 세웠고, 이 스타트업은 설립과 동시에 약 10억 달러(1조44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IT) 기업뿐 아니라 엔비디아도 관련 연구에 뛰어들 정도로 공간지능은 AI 시대 핵심 기술”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